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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Dec 14. 2021

5살 아들이 커서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43

  어제 4학년인 첫째 딸아이와 5살인 둘째 아들내미와 함께 식탁에서 사과를 먹다가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첫째 딸아이가 말했다.

"엄마, 나는 커서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어."

"오, 좋지. 엄마는 멋지다고 생각해."


  그래서 나는 옆에 있던 둘째 아들에게 물었다.

"복근이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그러자 갑자기 울먹이면서 하는 말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데. 엄마, 나는 커서 아무것도 안 할 거야. 잉잉."


나는 장난기가 발동해서 다시 물었다.

"복근이 그럼 커서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먹을 거야?"

그러자 옆에 있던 첫째 딸아이는 킥킥 거리며 웃는다.


"복근이가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맛있는 것도 사 먹을 수 있고, 나중에 엄마가 돈이 없으면 엄마도 맛있는 거 사주지."

"싫어. 나는 일 안 하고 그냥 아빠, 엄마랑 집에서 놀 거야. 힝힝."


그러더니 막 짜증을 내고 울려고 한다.

"알았어. 알았어. 울지 마. 호근이 커서 아무것도 안 해도 되니까. 엄마가 장난으로 물어본 거야. 울지 말고 사과 먹어."


  말로는 그렇게 얘기했는데 마음속으로는 '이놈의 시끼, 진짜 커서 놀고먹는 거 아녀?'라는 생각에 잠깐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이 생겼다.


  5살 아이 생각에 뭐 그리 심각하게 반응하냐고 하겠지만 첫째 딸아이도 친딸 같은 조카도 어릴 적에 이런 비슷한 말로 나를 서운하게 했던 적이 있었다.


  딸아이가 7살 즈음, 나중에 다 커서 엄마 빌딩 하나만 사달라고 하니 자기는 빌딩 사줄 돈이 없다면서 못 사준다고 하는데 어찌나 서운하던지. 친딸 같은 조카가 어릴 적에도 커서 나중에 고모에게 좋은 차 하나 사달라고 하니 차는 비싸서 못 사주고 다른 걸 사주겠다고 말했다.


  요즘 애들은 어릴 적부터 참 현실적으로 말을 잘하는 것 같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아빠, 엄마가 저렇게 말하면 집 사줄게, 빌딩 사줄게, 건물 사줄게 등등의 말로 아빠, 엄마를 기분 좋게 했던 기억이 나는데 말이다.


  요즘 애들은 역시 무섭다. 흐흐.



밤에도 열심히 노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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