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오늘 아침에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내 얼굴 좀 봐줘. 얼굴에 자국 있지? "
"어디? 어. 오른쪽에 있네. 헉, 십자 모양인데?"
"쿠션 베고 잤나 봐. 얼굴에 자국이 났어."
(소파에서 잠든 남편이 큰 십자 모양의 박음질이 진하게 있는 쿠션을 베고 잠든 것)
"그랬구나. 금방 없어질 거야."
"나 일어난 지 20분도 넘었어."
"헉. 아직도 안 없어진 거야?"
"하. 슬프다. 이제 얼굴 자국도 잘 안 없어지는 나이구나. 우리가."
그렇구나. 우리 나이가 이제 그럴 때구나. 어쩐지 손이 베여도 빨리 안 낫고 오래 가더라니. 베인 곳이 딱정이가 지고 나서 떨어진 후 베인 상처도 빨리 없어지지 않고 오래가더라.
반대로 5살인 아들내미는 멍들어도, 상처가 나도 금방금방 없어지고 잘 낫는다. 아무래도 세포 재생능력이 지금 최대치로 좋겠지. 부럽다. 요즘 부쩍 이래저래 나이 탓을 많이 하는 듯하다.
이상하게 나도, 동갑인 남편도, 친구들도 나이 얘기를 할 때면 우리 나이가 늘 45살이라는 생각이 든단다. 40대 후반인데 말이다. 나이가 멈추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서 그런가?
오늘은 남편과 함께 얼굴 팩 좀 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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