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딸아이가 열난 지 3일째, 코로나 확진 문자를 받은 다음날이 그저께였다. 딸아이는 이제 평상시처럼 좋아졌는데 6살 둘째가 그저께 오후부터 몸상태가 이상하다. 열을 재보니 37.6도.
딸아이의 약을 처방받기 위해 비대면 진료로 통화했던 병원에 전화해서 둘째의 약도 지었다. 지정약국으로 찾으러 가서 약과 함께 코에 뿌리는 것도 사고 이마에 붙이는 열 냉각시트도 사 왔다.
오후 4시가 되자 38도가 넘었고 둘째는 몸이 힘들다며 울기 시작했다. 밥도 안 먹고 좋아하는 과자도 도무지 먹지를 않는다. 지어온 약을 겨우겨우 달래고 먹이고 열 냉각 시트도 이마에 붙여 주었다. 두 시간마다 해열제도 교차 복용시켰다. 잠시 후 소파에서 지쳐 쓰러져 잠든 아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한 시간여를 자다 일어나서 누나랑 핸드폰 게임을 조금 하면서 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자를 조금 먹더니 우유를 달란다. 남편은 아플 때는 우유를 먹이면 안 된다고 하는데 밥도 안 먹은 아들이 애처로워서 우유를 조금 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후 다 토해낸다.
카스텔라 빵을 조금 먹고 약을 먹인 후 잠이 들었다. 남편과 나는 두 시간마다 둘째의 체온을 밤새 재었는데 새벽 5시가 되자 40도를 찍는다. 몇 년 만에 보는 40도인지. 한숨이 나고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아프면 보통 밤에 체온이 오른다는 건 알고 있지만 막상 또 40도를 찍으니 아무 생각도 나질 않는다.
아들의 바지를 벗기고 따스한 물을 수건에 적셔 몸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둘째가 울면서 일어난다. 수건으로 닦는 걸 하지 말라고 울면서 짜증을 낸다. 겨우겨우 달래고 어르고 해서 해열제를 먹이고 잠을 자게 했다.
다음날 아침 첫째 딸아이의 확진으로 가족 모두 PCR 검사 대상이라 남편, 둘째와 함께 검사를 받으러 다녀왔다. 코를 어찌나 세게 찌르던지 살짝 칭얼대기만 하고 잘 버틴 둘째가 대견할 정도다.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둘째도 양성 이리라. 그리고 남편과 나도 증상이 조금씩 나오는데 특히 내가 더 양성일 확률이 높다. 온 가족이 다 걸려야 집안의 코로나가 끝난다더니 그 말이 맞는 듯하다. 그래, 빨리빨리 다 같이 걸리고 격리 후 해제도 빨리 해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