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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Sep 13. 2022

사범님 감사하십니까?

시시콜콜 육아 이야기 51

  6살 둘째 아들이 태권도 학원에 다닌 지 3주가 지났다. 아주 열심히 신나게 잘 다닌다.


  내가 프리랜서로 일하게 되면서 퇴근시간이 5시가 조금 넘어 끝나다 보니 아들을 어쩔 수 없이 학원에 보내게 되었다.


  아들이 다니는 병설 유치원은 5시까지만 아이들을 봐주기 때문이다. 유치원에서 더 오래 봐주신다 해도 아들 혼자 또는 한두 명만 남은 공간에 아들을 두기가 싫었다.


  아들이 다니는 태권도 학원은 유치원 친구들 4,5명이 같이 다니는 곳이고 아들도 친구들처럼 태권도 학원에 보내달라고 말을 했던 터라 무난하게 잘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적응도 빨리 했다.


  6살인데 벌써 학원을 보내야 하나 속으로 마음이 좀 짠하기도 했지만 맞벌이하는 가정은 요즘 거의 다 이렇게 학원으로 보내는 추세니 그러려니 했다.


  며칠 전 태권도 사범님이 아들의 발차기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주시면서 인사할 때 목소리가 제일 크다며 칭찬을 해주셨다. 아들이 어떻게 인사하는지 너무 궁금해서 집에 오자마자 아들에게 사범님께 어떻게 인사하냐며 한번 해보라고 했다.


"사범님, 감사하십니까?"


  으잉? 감사하십니까? 흐흐. 희한한 억양과 함께 엉뚱하지만 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듣고 어찌나 웃었던지.


  3시 반쯤 되면 태권도 사범님이 유치원으로 아이들을 데리러 오시는데 그때는 "사범님, 안녕하십니까?"와 태권도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갈 때 하는 "사범님, 감사합니다."가 섞여 "사범님, 감사하십니까"가 된 것이다.


  귀여운 녀석. 마흔 넘어 만난 늦둥이라 그런지 뭐든 하는 게 다 이쁘고 사랑스럽다. 이렇게 아들 덕분에 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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