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항상샬롬 Apr 08. 2023

엄마 손톱에 외계인이 있어

이런저런 이야기 168

"엄마, 왜 엄마 손톱에 외계인이 그려져 있어?"

며칠 전 7살 아들이 나에게 한 말이다.


  진짜로 내 손톱, 정확히 말하면 오른손 검지손톱에 외계인 얼굴이 그려져 있다. 그 외계인 얼굴이 생긴 건 한 달 전 즈음이다.


  외출을 하려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손을 놓으면 문이 닫힐 때 쾅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게 그날따라 그 소리가 나는 게 싫었다. 그래서 문이 거의 닫히기 직전까지 잡고 있는다는 게 문이 닫히는 순간 검지손톱이 찧였다.


  진짜 '악'소리가 날 정도로 너무나 아파 손톱을 바로 쳐다봤는데 순식간에 손톱 속 살 부분이 하얗다가 붉어지다 퍼렇게 됐다.


  손톱 속 살에서 피가 나다가 바로 멍이 든 것 같았다. 외출이고 뭐고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아주 작은 부분 손톱가운데가 어마무시하게 아파지기 시작했고 검지손가락에서 오른손 전체로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오른손으로 하는 집안일은 다 포기했고 왼손으로만 슬슬 일을 했다. 저녁이 되자 아픔이 계속되었고 안 되겠다 싶어 해열진통제 하나를 먹었더니 그나마 살만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삼일째가 지나자 오른손 아픔은 사라졌고 검지손가락만 굽히지 않으면 별다른 통증 없이 지낼 만 해졌다.


  퍼렇게 멍든 부분은 검게 변했다. 전체적인 모양은 검은색 해골바가지 형태 속에 흰색점 두 개가 있는데 손톱이 자라 나오면서 지금은 손톱 정가운데에 떡하니 자리 잡았다.


  그 모습이 신기하게도 아들이 말한 것처럼 외계인얼굴 모양이다. 다행히 손톱이 빠지지는 않는 거라 감사할 따름.


  처음에는 이 외계인 얼굴의 검은 멍이 보기 싫고 볼 때마다 너무나 아팠던 기억으로 짜증스러웠다. 그런데 지금은 이 검은 멍이 나름 개성 있는 네일아트처럼 보이기도 하고 조심하라고 알려주는 주의표시 같기도 하다.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나?



  내 손톱에 사는 외계인


  https://brunch.co.kr/@sodotel/568



  

작가의 이전글 계속 직진만 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