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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Dec 03. 2024

맹장이라고요?

이런저런 이야기 201

일주일 전부터 배가 살살 아팠다 안 아팠다를 반복했다. 소화도 잘 되지 않고 특히 오른쪽 배가 쿡쿡 쑤시다가 괜찮다가 했다. 가스도 좀 많이 차는 것 같았다.


집 근처 단골인 내과에 가니 일단 장염 같다며 장염약을 이틀 치 처방해 주었다. 이틀 먹고도 배가 아프면 다시 오라고 했다.


이틀 치 약을 다 먹었는데도 살살 아픈 건 여전했다. 그래서 좀 더 큰 내과로 갔더니 누워서 배를 이리저리 눌러보시더니 선생님은 맹장 같다고 했다.


나는 복부초음파라도 보게 해달라고 했지만 선생님은 복부초음파로는 맹장여부가 나오지 않는단다. 그리고는 바로 소견서를 써줄 테니 종합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옆동네에 있는 큰 종합병원에 갔다. 사람이 바글바글. 기다리는데만 1시간 반이 걸렸다. 선생님은 맹장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일단 피검사와 CT를 찍어보자고 했다.


내 생전 처음 찍어보는 CT라니. 30여분을 기다려 CT를 찍었다.  CT실에 누워 바로 조영제를 맞고 커다란 드럼통 같은 곳에 내 몸이, 목에서 다리까지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했다. 기계에서 숨을 참아라, 내쉬어라 말하는 대로 했다.


다시 30분을 기다리며 드는 생각들.

 '맹장이면 어쩌지?', '아니, 맹장보다 더 심각한 병에 걸린 거면 어쩌지?', '담석이나 암이 생겼나?' 등등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드디어 결과를 들으러 들어갔다. 선생님은 화면을 보여주며 맹장도 아니고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했다. 림프관염이 살짝 보이는데 배가 아픈것과는 상관이 없다고.


그 말을 듣고 긴장이 촤악 풀렸다. 다행이다라는 생각만 들었다.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남편에게 가서 말했다.


"나, 아무 이상이 없대. 다행이다. 그렇지?"

"근데, 그럼 당신은 왜 아픈 건데?"


그러게. 나 왜 아픈 거지? 그걸 선생님한테 물어보지도 않았네. 쩝.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집에 와서 선생님이 지어준 약을 하루이틀 먹고 나니 아픈 게  좀 없어졌다. 몸도 느끼는 건가? 병원이 무섭다는 걸? 가끔씩 병원에 가줘야 하나? 몸도 긴장 좀 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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