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Fast Food). 음식을 주문했을 때 빠르게 나오는 음식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햄버거. 햄버거는 한국 외식문화 발전시기와 맞물려 가장 빠르고 널리 퍼져간 패스트푸드다.
패스트푸드 하면 서양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패스트푸드점도 1979년 소공동 롯데백화점에 생긴 롯데리아였으니 그럴만하다. 그러나 한국에는 이미, 그것도 꽤나 오래전부터 패스트푸드가 존재했다. 바로 국밥이다.
국밥은 국물이나 탕 요리에 밥을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한국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순대, 선지, 돼지, 콩나물, 장터, 소고기, 추어, 곰(?), 설렁탕 등등. 재료에 따라 이름이 붙어 그 종류도 다양하다.
국밥이 패스트푸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조리방식에 있다. 대부분의 음식은 주문과 동시에 조리에 들어간다. 그래야 맛이 좋다. 반대로 국밥은 미리 조리해야 맛이 좋다. 특히 뼈가 재료로 들어간 국밥은 장시간 대량으로 끓일수록 더 좋은 맛을 끌어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진국인 것이다. 이렇게 미리 끓여 놓은 국물에 밥과 반찬을 내놓으면 되는 것이니 빠르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다.
이와 별개로 국밥의 특이한 조리법이 하나 있다. 토렴이다. 토렴의 어원은 퇴렴(退染). 토렴은 그릇에 밥과 재료 넣고 미리 끓여 놓은 국물을 부었다 덜었다를 반복해 음식을 익힌다. 사실 익힌다기보다는 미리 조리해놓은 음식을 데우는데 의미가 크다.
토렴식으로 국밥을 내게 되면 밥이 퍼지거나 재료가 물러지는 걸 막아 식감이 좋다. 그래서 맑은 국물을 내는데 용이하다. 지금도 전주에 가면 토렴식으로 내오는 콩나물국밥을 종종 볼 수 있다.
국밥은 패스트푸드 이전 한국인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이다. 따뜻한 국물에 소주 한 잔은 고된 노동을 끝낸 우리 내 아버지들에게 크나큰 선물이었다. 갑자기 추워진 요즘. 유독 더 생각나는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