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결되어야할 곳은 어디인가?
유난히 힘들었던 날, 퇴근할 때 버스를 타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장면이 있었다.
손잡이 옆, 천장에 덩그러니 달린 HDMI 단자.
아무도 연결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쓰이지 않으며, 그저 거기 있는 존재.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쓸모없어 보이지만, 사실 그건 언제든 최신 기술과 연결될 준비가 되어 있는 허브였다.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기술. 하지만 본질은 여전히 고성능.
그건 어쩌면, 나였고 너였고, 우리 모두일지도 몰랐다.
HDMI는 단순한 케이블이 아니다.
영상과 음향을 동시에, 고해상도로,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의 결정체다.
한 시대를 풍미한 기술. 수많은 기기를 연결시키는 중심.
그러니까 그 존재는 단자 자체가 아니라, 연결될 가능성에 있었다.
너도 마찬가지다.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는 최신 모델. 어떤 환경에서도 맞물릴 준비가 된 존재.
지금 쓰이지 않는다고 해도, 네 기능이 사라진 건 아니다.
고성능 HDMI가 왜 하필 대중버스에 달려 있는 걸까.
뭔가 디스플레이에 연결되려고 했으나 짝을 못 찾고 덩그러니 매달려있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치고, 쓸모없는 잔재처럼 여긴다.
우리 삶도 비슷하다.
“나는 분명 가능성이 많은 사람인데, 왜 이런 곳에 있는 걸까?”
“왜 지금은 아무도 나를 찾아주지 않는 걸까?”
하지만 그건 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연결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버스는 매일 도시를 가로지르고, 수많은 사람과 경로를 만난다.
그러니까 그 HDMI는 매일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만날 기회를 품고 있다.
어쩌면 최고의 실험장이며, 가능성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어디에 달려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무엇과 연결될 수 있느냐, 그것이 진짜 가치다.
HDMI는 어떤 장비에 붙어 있든, 여전히 고해상도의 연결을 제공할 수 있는 장비다.
버스에 있든, 콘퍼런스룸에 있든, 가능성은 그대로다.
너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쓰이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주목받지 않아도 문제없다.
넌 언제든 최신 기술과 맞이할 준비가 된 사람이다.
네 가능성은, 환경이 아니라 네 본질에 달려 있다.
우리는 각자 어떤 ‘버스’에 타고 있을지 모른다.
어떤 단자처럼 외면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건 다음이다.
당신은 여전히 연결 가능한 상태인가?
당신의 HDMI는 어디와 연결되기를 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