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남은 시간 앞에서 작가를 꿈꾸는 직장인의 이야기
인터넷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짤을 봤다.
골든 리트리버가 있었다.
매일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만 들어도 쏜살같이 달려와 주인 품에 안겼다.
아마 그 따뜻한 무게감과 헐떡이는 숨소리가 하루동안 쌓인 서로의 피로를 녹여줬으리라.
10년이 흐른 어느 날, 그 개는 더 이상 뛰지 못했다.
그저 현관문 앞에서 꼬리만 흔들며 주인을 반겼다.
나이가 들어 관절이 약해진 탓이었다.
그러자 주인이 빠르게 다가가서 안아주는 동영상이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시간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든다는 것을.
지금 나는 직장인이면서 작가를 꿈꾼다.
퇴근 후, 주말에, 틈날 때마다 글을 쓴다.
꿈은 10대부터 꿨지만, 이제야 용기를 내어 세상에 글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65세까지 일할 수 있는 기간이 20년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과연 그 시간 안에 내가 원하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 불안이 밀려온다.
뛰어오르지 못하는 개를 보며 생각했다.
나도 언젠가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는 날이 올까?
불안할 때마다 나는 글을 더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역설적이게도 더 많이 쓰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밖을 나가 운동을 한다.
웨이트나 러닝을 하고 나면 해냈다는 만족감과 운동동안 쌓인 글감으로 고양감이 생긴다.
운동을 못 갈 때는 읽던 장르와 전혀 다른 글을 읽는다.
최근에는 밀리의 서재의 웹소설에 빠져 있다. 재미있더라.
환기가 필요하다.
글쓰기는 마라톤이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니까.
골든 리트리버가 10년 동안 매일 뛰어올랐듯이, 나도 꾸준히 써야 한다.
다만 나만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오늘도 직장인에게 주어진 소중한 주말에 이렇게 글을 쓴다. 10년 후에도 나는 글을 쓰고 있을까?
그때 나는 어쩌면 더 이상 '뛰어오르지' 못할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빠르게 글을 쓰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때도 나는 글을 사랑하고 있을 것이다.
골든 리트리버가 뛰지 못해도 여전히 나를 반기듯이, 나도 어떤 형태로든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이니까.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그것은 사랑이다.
개가 주인을 향한 사랑, 그리고 내가 글을 향한 사랑.
희망 가득한 작가를 꿈꾸며, 오늘도 한 줄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