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맹오프 Feb 02. 2022

사람, 고쳐볼까?

▶ 아무나 못할 뿐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지금까지 기억하는 많은 말들 중 하나이자

아직도 진리인 것처럼 사용되고 있는

이 말에 대해 조금 다르게 보고 싶어졌다.


"역시, 사람 고쳐 쓰는 게 아니야"라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하는 사람들과

"넌 하나도 변한 게 없어"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사람들.


심지어


두 개의 말을 다 들어보거나,

말해본 사람들.


어딘가 상반되면서 같은 뜻인 듯한

두 개의 말들은

여전히 자주 사용되는 듯하다.


이제는 꽤나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사전에도 오를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쯤

묘한 반항심이 샘솟았다





나 또한 변화하려는 시도와

소신을 굳건히 지키려는 노력,

모두 꾸준히 해가는 중이지만

솔직히 쉽지 않다.


사람이 변하거나 단단해지려면

그만큼의 밀도 있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그 사이에'꾸준함'까지 밀어 넣는 건

불쑥불쑥 버거움이 밀려온다.


꾸준함 앞에서 빈번히 실패를 맛봤다.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는 한,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인정한다.


하물며 각오하고

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와중에도

주변에서는 변하면 변했다고,

안 변하면 안 변했다고 식의 말들을 피하기 어려웠다.


나의 밀도 있는 시간과 노력, 꾸준함과는 무관하게

그 진리를 믿는 사람들 눈에는 난 그런 사람인 것이다.


내가 변하든, 변하지 않든 

그들이 어떻게 믿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겐 변한 사람으로

누군가에겐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변할 수 있음을

믿을 것인지, 믿지 않을 것인지에

마음먹기 달린 일이다.


더딜 것이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수도 없이 마주할 것이다.


계기를 기다릴게 아니라 찾아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다.


변할 수 있다고,

꾸준히 해보자고 되뇌어 본다.

하자고 하면 방법을 찾게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본다.


지금도 어디선가 진리처럼

사용되고 있을 두 가지 말들은

입 밖으로 꺼내지 않기로 한다.


누구든 충분한 시간과 고민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변할 수 있음을,

올곧은 마음을 키워 끊임없이

시도한다면 더 단단해질 수 있음을.


아무나 변하지 않는 것일 뿐

누구나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믿기로 했다.




2020년 5월에 써둔 글을 발견하여 옮겨 적어봅니다. 당시엔 일과는 별개로 당연시되는 것, 정답처럼 사용되는 어휘나 문장들에 꽤나 부정적인 상태였나 봅니다. 그 시절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으면서 여전히 이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돌이켜 보게 되었네요.


이 글을 쓴 이후 정확히 21년 9월, 말로만 이것저것 하겠다고 떠들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제모습을 어렵게 마주했습니다. 지금도 룸메이트로 지내는 친구가 무려 7년 전, 대학 시절에 해주었던 말들이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어차피 안 할 거잖아"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는 걸요. 깨닫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더 늦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날 바로 목표와 계획을 세웠고,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는 다행히 꾸준하게 해 나가는 중입니다.


여전히 마음먹는 일은 어렵고, 수도 없이 의지가 꺾이지만 하는 수밖에요. 원래 계획을 잘하는 편이 아니라 기록용으로 노션을 자주 사용하게 되었는데요. 그 메인 페이지 첫 카테고리입니다. 하루에 최소 한 번은 이 글을 읽게 되는데, 은연중 자신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지극히 제 상황에 맞춰진 말들이지만 혹시나 도움이 되실까 하여 공유드립니다.



작가의 이전글 '직업병'으로 '공간' 즐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