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프티검사? 그게 뭐죠? [13-14주]

2주 만에 받아 본 검사 결과, 기다린 보람이 있다.

by 방랑 소피아

피곤하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 던 시기가 지나, 엉덩이 춤을 추며 집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제야 원래의 나로 돌아온 것 같아 몹시 반가웠다. 주수에 따라 동반되는 신체 변화가 참 신기하다.


호르몬 덕택에 감정 기복이 큰 날도 분명 있지만, 대체적으로 완만하게 흘러가는 편이다. 만약 20대에 임신했다면 이런 감정 기복을 전혀 컨트롤하지 못하고 지금보다 심각하게 휘둘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3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임신 생각이 들었던 걸 보면, 20대의 나는 임신을 감당하기엔 유약하다는 것을 나의 뇌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니프티 검사는, 산모의 피를 채혈해서 그 안에 있는 태아의 DNA를 채집해 기형 여부와 성별 등을 검사하는 것으로 보통 임신 11~14주에 이루어진다. 내 피 안에 태아의 DNA가 섞여 있어 그것으로 검사가 가능하다니, 다시 한번 현대 과학에 만세를 부른다.


이 검사의 결과는 보통 7~10일 이내에 받아 볼 수 있다고 하는 데, 어쩐 일인지 나는 2주가 넘도록 연락을 받지 못했다. 보통 별 다른 이유 없이 결과가 늦기도 한다는데, 혈액에서 태아의 DNA가 일정 퍼센트 이상 확인 되지 않아 재검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하니 괜스레 불안감이 생겼다.


왜 나만 결과가 안 나오는 건지 하루하루 짜증이 났다. 답답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없으니 그냥 내 마음을 고쳐 먹는 수 밖에는 없었다.


'임신 기간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고서도 이런 일은 수 없이 더 겪어야 할 거야. 아이를 키우면서도 내가 어쩔 방도가 없는 일들이 생기겠지. 그때마다 내 마음대로 안된다고 짜증 내 보아야 나만 손해잖아. 내 손을 떠난 일은, 초연하게 대하는 연습을 하는 편이 앞으로의 정신 건강에 좋을 걸.'




그리고 검사 2주 하고도 3일 뒤, 드디어 결과지를 받아 볼 수 있었다. 나의 걱정들이 무색하게 모든 것이 정상으로 나왔다. 게다가,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남아였다. 고진감래가 따로 없었다. 나도 태아도 모두 건강하고, 성별도 우리가 바라던 대로 라니! 이보다 더 기쁠 수 없었다. 남편과 조촐하게 제로콜라로 축배를 들었다.


우리를 그토록 애타게 했던 니프티 검사는, 유전자 검사뿐 아니라 내 인내심과 참을성도 함께 검사를 해 주었다. 어쩌면 9개월의 임신 기간은, 나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엄마로 성장시켜 주는 기간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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