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면 다이어트 같은 건 생각할 필요 없는 줄 알았지
임신을 알게 된 때의 내 몸무게는 58킬로였다. 정상체중의 범위에 있기는 했으나, 늘 통통이의 표본으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임신 후 몸무게 변화는 민감한 부분 중 하나였다. 특히나, 나와 동생을 낳은 살이 여태까지 빠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엄마의 "살 너무 찌면 힘들다. 관리해야 돼." 잔소리를 들으며 임신 전보다 더 몸무게를 예민하게 확인하기 시작했다.
분명 임신 전보다는 조금 더 먹는 것 같은데, 16주까지 체중 변화는 단 1킬로도 없었다. 그래서 방심했던 탓일까, 16주가 되자 소리소문 없이 몸무게가 변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무수히 나오는 임신 중 몸무게 증가표를 보면 한 달에 1~2킬로 정도 씩 증량이 일반적이라고 하는데, 반대로 어떤 유튜브 영상이나 인터넷 글에서는 20주 전에 찌는 살은 다 산모의 살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어쨌거나 20주 전까지는 임신 전후의 몸무게에 별 차이는 없는 게 맞긴 맞는 모양이었다.
혹시 몰라 임신 초기부터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었고 딱히 식단이랄 건 없었지만, 원래도 건강한 식단을 선호하는 편이기에 내가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만이었다.
16주에 들어서자마자 변화하기 시작한 몸무게는 매일 나의 심장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19주 차에 미국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던 터라, 수선까지 마친 드레스를 입지 못할까 염려가 되기 시작했다. 끼니를 줄일 수는 없으니 건강한 음식과 꾸준한 운동만큼은 잘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한번 증가하기 시작한 몸무게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임신하면 몸무게에 대한 스트레스는 놓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인터넷에도 검진을 갔다가 몸무게 때문에 의사 선생님에게 혼나고 왔다는 글이 잔뜩 있었다.
'몸이 붓고 살이 찌는 것도 서러운데, 혼나기까지 하고 온단말야?'
24주 차에 임신성 당뇨 검사도 있고, 급격한 체중 증가는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좋지 않으니 관리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체중 관리에 스트레스를 받게 될 줄은 몰랐다. 불어난 배와 턱 살을 요리조리 살펴보다가, 이제 고작 임신 중기인데 만삭까지는 또 얼마나 살이 찔까 내 모습은 얼마나 바뀌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자 눈물이 났다.
그러나 이런 부분을 하소연하는 건 임신에 감사할 줄 모르는 이기적이고 철없는 산모로 비칠 것 같아 어디에 말도 하지 못하고 혼자 삼켰다. 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