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게 전하고 싶은 인사말 [22주]

뱃속 태아만큼, 내 몸의 안녕도 중요하기에

by 방랑 소피아

17주를 기점으로 야금야금 늘기 시작 한 몸무게는, 22주 차가 되자 총 4.5킬로가 증가되었다. 아직 정상 범주이기는 하지만 체중이 느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이 영 걱정이 되었다.


건강하게 먹고 더 많이 움직여야 하건만, 몸이 무거워질수록 오히려 활동량은 점점 줄어들었다. 금방 피로해지고 만사가 귀찮아졌기 때문이다. 자궁이 커지면서 그 외의 다른 장기들은 본래의 자리를 내어주고 사방으로 밀려난다. 그 때문에 소화불량과 변비는 물론이고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숨이 찬다. 묘하게 기분 나쁜 헛 배부른 느낌과 숨찬 기분이 계속된다. 마치 깊은 물속에서 에어 탱크에 의지해 가쁘게 숨을 쉬는 듯한 느낌이다.




배의 존재감이 도드라지기 시작해서, 걸을 때면 자연스레 손으로 배를 감싸게 된다. 왠지 모르게 배가 앞으로 쏟아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배를 받치고 걷게 된다. 삼십 분에 한 번은 화장실을 가게 되지만, 막상 가면 햄스터만큼 소변을 본다. 부들부들.


샤워를 할 때마다 내 몸을 찬찬히 살펴보게 된다. 눈에 보이는 변화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내부적 변화는 훨씬 더 클 것이다. 그럴 때면 내 몸, 내 장기, 나 자신의 안위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 찬다.


'내 몸, 괜찮은 걸까?'


인터넷을 보면, 수많은 예비 엄마들의 뱃속 태아에 대한 사랑과 염려 글이 가득하다. 그러나 나는 뱃속 태아의 건강만큼 나의 건강도 참 많이 염려된다. 내 몸이 너무 혹독하게 고통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실 어쩌면 나는 태아보다 나 자신에 대한 걱정과 염려가 더 큰 것 같다.


초음파 사진만 봐도 벌써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다른 임산부들의 후기를 보며 내가 너무 매정하고 이기적인 사람 인가 싶어 짜증이 났다. 하지만 아직 눈으로 보지 못한 아기보다 몇십 년을 함께 한 내 몸에 대한 걱정이 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닌가?




이 나이 되도록 나는, 어째서 내 몸은 쭉쭉빵빵 늘씬하지 못한 지 늘 단점만 보며 통탄스러워했다. 부끄럽지만, 정말 단 한 번도 스스로의 몸을 예뻐하거나 고마워한 적이 없었다. 다리는 왜 이렇게 짜리 몽땅하며 군살은 덕지덕지 많은지 볼 때마다 속으로 짜증 냈던 것이 솔직히 하루 이틀이 아니다.


그런 내가 난 생 처음으로 내 몸이 진심으로 기특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얼마나 힘들까, 안쓰러웠다. 처음으로 찬찬히, 나의 몸을 바라보았다. 튼살 크림을 듬뿍 바르며 속으로 내 몸에게 한마디 했다.


'처음 겪는 변화에 참 고생이 많네. 너도 얼마나 혼란스럽고 버겁겠니. 너무 잘하고 있다. 고마워'


임신은 나를 참 많이 변화시키고 있다. 임신 기간은, 몸으로만 아이를 품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머리와 마음도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느낀다.


태아와 함께, 나도,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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