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내 모습,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임신하고 체중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는 임산부들이 참 부럽다.
정상 체중의 범주이기는 했지만 일 평생 통통이로 살아왔던 나로서는 임신 후 체중 증가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평소엔 잘 먹지도 않던 과일과 달달한 간식에 대한 갈망은 점점 심해졌다. 참다가 폭주한 날에는 자면서 악몽을 꿀 정도로 죄책감이 들었다.
한 달에 2킬로만 증량해야 한다는데 그게 내 마음대로 그렇게 잘 조절되는 일이 아니었다. 임신 주수별 적정 증량표를 핸드폰 배경화면에 캡처해 두고 다시금 식단과 운동을 신경 써서 지켰다. 그렇게 해도 몸무게는 매주 늘었다. 일주일 사이에 2킬로가 찌기도 했다.
곧 있으면 인생 최고치 몸무게를 경신할 참이었다.
몸무게보다 더 나를 괴롭히는 것은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이었다. 한번 신경을 쓰고 나니, 어떤 옷을 입어도 나 자신이 마치 바다사자 같이 보였다. 무엇을 입어도 못나보였다. 그러니 옷을 입고 꾸미는 일이 귀찮고 의미 없이 느껴졌고 집 밖을 나가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 우울했다.
이런 우울감을 호소하면, 주변 사람들은 임신하면 살찌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의아해했다. 하지만 점점 살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행복감을 느끼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당연한 일을 불평하는 것 같이 보일 것 같아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우울감을 삼켜야 했다.
이러나저러나 살찌는데 먹고 싶은 거라도 먹어야겠다 싶어 몇 주 동안 참던 케이크를 한 조각 사다 먹었다. 원래라면 이틀에 나누어 먹었을 것을, 앉은자리에서 싹싹 긁어먹었다.
'살쪄서 못생겨지는 건 똑같은데, 먹는 거라도 행복하게 먹게 놔두라고!!!' 하는 마음으로 폭식했다. 산후에 이 살들을 어떻게 다 빼야 하나, 과연 다 뺄 수는 있을까 하는 우울감도 한 몫했다.
임신은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이지만 한 줌씩 잡히는 옆구리 살과 투턱까지 아름다울 수는 없다는 것을 몰랐다. 그리고 그 기간에 느낄 감정들 또한 고스란히 임산부가 이겨내야 할 과정임을 간과했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팔다리 얇고, 배만 볼록 나오는 임산부들은 마치 동화 속 유니콘과 같은 것임을.. 바다사자처럼 변해가는 내 모습을 슬픈 눈으로 지켜봐야 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