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 나오미입니다. 버스를 타고 학원에 가는 길이었어요. 문득 '나는 나이에 맞게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답니다. 마음엔 열정이 가득하지만 노곤함으로 눈이 감기는 피로를 느끼며 치열했던 지난날을 돌아보았어요. 방황하느라 파릇파릇했던 젊은 시절을 허비한 건 아닐까 후회가 되려던 찰나, '그래서 지금이 행복한 거잖아'라는 기분 좋은 대답이 마음 깊은 곳에서 들려왔습니다.
아마 지금이 나오미의 리즈 시절인 것 같습니다. 주름이 하나둘씩 파이고 새치도 조금씩 올라오지만 마음이 이렇게 풍요롭고 여유로웠던 적이 없었거든요. 이런 날이 올 수도 있구나 매일 감사하며 살고 있어요.
<인생의 똥차들과 쿨하게 이별하는 법>이란 책 이름 들어보신 적 있나요? 독일의 광고인이자 에세이스트인 알렉산드라 라인바르트의 저서인데요. '더 이상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라는 마음으로 소중한 자신을 지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쓴 책이라고 해요. 이번에 그가 또 다른 책을 발표했는데요. 바로 <마흔, 처음에는 좀 아찔했지만>입니다. 대체 뭐가 아찔했을까? 나와 비슷한 점이 있을까? 궁금해서 얼른 펴보았지요. 나이가 들어가며 배우게 된 인생의 지혜들을 재미난 에피소드와 함께 펼쳐 놓아 쿡쿡 웃으며 휘릭휘릭 넘기며 읽을 수 있었어요.
비슷한 소재의 책 중 <마흔, 처음에는 좀 아찔했지만>을 추천하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 때문입니다.
첫째, 누구나 언젠가 겪게 될 중년의 위기에 대해 담백하고 시원하게 정의 내리고 있어서입니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이제 빼도 박도 못하는 '어른'이 된 사람이 노년을 앞둔 시기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저자는 그 기간을 살아가며 느끼고 관찰한 것들을 고스란히 적어두었습니다. 체력이나 참을성과 같은 개인적 특성뿐 아니라 지인, 가족들 관계, 직업, 꿈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 등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굉장히 명쾌해서 '이럴 땐 이렇게 생각해도 되는구나'를 배울 수 있었지요.
둘째, 마흔이라면 이제 필요 없는 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인생을 낭비하게 하는 사람들을 정리하게 되는 것이 건강이 약해지고 참을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놀라운 통찰은 중년의 위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합니다.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기쁨을 누리면서, 잘 맞지 않는 것도 포기할 줄 안다면 괜한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어지니까요. 마음에 열정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일을 타인을 위해 억지로 하지 않기로 한 저자는 어떻게 하면 잘 거절할 수 있는지도 알려줍니다.
셋째, 아찔했던 마흔의 시기를 잘 보내고 노년을 기대하게 해 주어서입니다. 책에서 저자는 90개의 별을 보여줍니다. 대략 한 사람의 인생을 90세로 보고 자신의 나이만큼 색을 칠해 지워보라고 합니다. 인생의 중간쯤에서 생의 마지막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 삶을 바꿔줄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죠. 잔소리를 하시는 엄마와도 함께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계산하는 저자를 통해 마흔에는 정말 중요한 것에 올인할 힘을 갖게 되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예전에는 호구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뭔가 모를 기분 나쁨을 느끼면서도 억지로 참아주고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던 사람이었죠.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마흔을 살며 배우게 된 인생의 진리를 장착하고 인생을 신나게 살아가는 방법을 저자는 선택해 버린 것이죠! 그래서 일반적인 에세이의 담담한 어조를 생각하시고 읽으시면 다소 충격을 받으실 수 있다는 것, 미리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그랬습니다. 깜짝 놀라였답니다 ㅋㅋㅋ)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한 곳만 꼽아보라면 저는 중반부에 있는 아래의 챕터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나이가 가르쳐주는 것]
1. 다 지나간다, 그리고 반복된다
2. 직선과 지그재그
3. 나 자신을 안다
4 소중한 것들의 목록과 순위
나이가 가르쳐주는 4가지 진리는 젊은이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세상과 진짜 세계는 다르다는 걸 알려줍니다. 이것은 저에게 마흔이 되면서는 새롭게 살아도 괜찮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어요. 그 어떤 일에도 크게 놀랄 필요 없으며, 무슨 일을 하든 단계를 거쳐 천천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어떻게든 된다는 생각. 세상 사는 거 너무 어렵게 하지 않아도 되고 느긋하게 하루하루 살면 될 것 같은 담담함이 제 안에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죠.
마흔이라는 나이가 처음에는 좀 아득하기도 하고 아찔하기도 했지만, 막상 통과해 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시간이었다. 마흔 이후에 나는 예전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더 편안해졌고, 더 여유로워졌다. 그리고 훨씬 행복해졌다. 청춘보다 아름다운 중년의 나날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다가올 시간들이 너무나 기대된다. <마흔, 처음에는 좀 아찔했지만> by 알렉산드라 라인바르트
이렇게 책이 끝이 납니다. 아찔하게 시작했지만 바다와 같은 여유를 누리게 된 저자를 보며 이후에 그는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너무나 궁금해지더라고요.
혹시 아직 마흔은 아니지만 삶을 리셋하고 싶은 분 있나요? 또는 마흔이 넘었지만 아직 인생 전반을 돌아볼 시간을 갖지 못하신 분 계신가요? 그렇다면 <마흔, 처음에는 좀 아찔했지만>을 강력추천합니다! 거절의 여왕 알렉산드라에게서 사이다 백 만개를 선물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지금까지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 사서 나오미였습니다.
좋은 책과 함께 평안한 시간 보내세요!
◆ 북 큐레이션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9779
◆ 나오미의 헤드라잇
https://m.oheadline.com/articles/yxEbQToa9jW5vCuKkNgpmA==?uid=e4d89f12436a4355ad193f33c3290544
◆ 나오미의 프립 <자유를 찾아가는 글쓰기> 시즌2
https://www.frip.co.kr/products/167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