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 옥수수? 초당꺼? 초단거?

by 김효주

동생네 집에 놀러 갔다가 초당 옥수수를 영접했다!



초당 옥수수. 편의점에 파는 걸 동생이 줘서 먹어본 적 있다. 마치 후랑크 소시지처럼 포장이 되어 있는데 포장지는 초록색인 그것! 맛은 예전에 파파이스에서 먹을 수 있었던 구운 옥수수에 설탕을 뿌린 느낌이랄까? 눅눅하고 달달한 편의점 초당 옥수수를 먹으며 '분명히 설탕을 잔뜩 넣었을 거야.'라고 생각했었다. 왜냐면 초당 옥수수의 '초당'이 지역 이름이라고 철썩 같이 믿어왔기 때문이다.


"언니, 초당 옥수수 먹어봤어?"

"(편의점 초록 포장을 떠올리며) 응. 작년에."

"그렇구나. 제부가 좋아해서 주문했거든. 지금 쪄볼 거니까 한번 먹어봐 봐."

"근데 초당 옥수수에 설탕 넣어야 되는 거 아냐?"

"설탕? 언니 초당 옥수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초당 지역에서 나는 옥수수잖아. 사람들이 달다고 생각하지만 설탕 맛인 걸로 아는데."

"뭐라고? 하하하하하"


한참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내 주장이 뇌피셜이란 걸 인정하고 말았다. 요즘 나의 허당끼 넘치는 상태에 동생이 재밌다고 깔깔깔 웃었다. 브런치에 써야겠다고 했더니 초당이 뭔지 확실히 하고 가자며 검색까지 해서 읽어줬다.


<초당 옥수수>

옥수수 품종 중의 하나로 이름답게 맛은 일반 찰옥수수보다 달고 구수하다. (나무위키)
간식용 풋옥수수 가운데 가장 당도가 높은 옥수수다. (두산백과)
당의 함량이 아주 높은 식용 옥수수. (농업용어사전)


칫. 초당 꺼가 아니라 '초 단 거'였군!


스팀기에 5분 들어갔다 나온 초당 옥수수다!


색깔도 영롱하고 일반 옥수수보다 신선한 느낌이 든다. 잉? 옥수수를 쪘는데 신선한 느낌은 무엇? 이걸 생으로 먹기도 한다고 동생이 말해줬다. 진짜? 옥수수를 생으로 먹을 수 있나? 풋풋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걱정을 하며 5분만 찐 초당 옥수수를 입으로 가져갔다.


매끈한 껍질은 굉장히 얇아 이로 베어문 부분은 뭉개질 정도로 연했다. 사그락거리면서 달달한 옥수수 즙이 쭈륵 입 안을 맴돈다. 응? 이게 옥수수라고? 쫀득 대신 사각사각? 옥수수 모양 사과인가? 너무나 신기해서 또다시 한 입 베어문다. 똑똑 한 알씩 떨어져 나오기보단 앞니 사이에서 뭉개지고도 사그락사그락 소리를 내는 희한한 존재를 입에 넣고 오물거린다.


먹어보니 정말로 생으로도 먹을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초당 옥수수는 절대 일반 옥수수처럼 물에 넣어 삶으면 안 된다고 나온다. 찜기를 이용하고 소금, 설탕 없이 쪄서 먹으면 된단다. 찜기가 없을 땐 전자레인지에 5분 정도 돌려주되 위, 아래 위치를 바꿔주면서 익혀 먹기도 된다고 한다. 알만 잘라 밥에 넣어도 되고, 버터를 발라 에어프라이에 구워도 된단다. 쓰다 보니 뭔가 고구마 요리법 같기도 하다.


뭐든 검색해 보면 다 알 수 있는 시대에 살면서도 이렇게 가끔은 뇌피셜이 객관적 정보인 양 우길 때가 있다. 교사 시절엔 매일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거나 '학교 방송으로 나오는 음악이 모차르트냐 베토벤이냐'하는 걸로 다퉜다. 그때마다 했던 말.

"자자, 요즘은 검색사이트가 있잖니. 한 번 조사해 보자. 싸우지 말고. 워워."


그러던 내가! 초당 옥수수가 '초당의 것'이냐, '초 단 것'이냐 두고 동생과 투닥거리다니. 글을 쓰고 보니 초큼 부끄러워진다. 하하하하


하지만 혹시 아직도 나처럼 초당 옥수수가 초당에서 나는 거라고 믿고 계신 분들께 정보를, 초당 옥수수가 초단거라는 걸 아시는 분들께는 '풋'하고 터져 나올 웃음을 선사해드리고 싶어 몇 자 적어본다.


초당 옥수수? 초당 꺼? 초 단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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