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by 김효주

안녕하세요,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 나오미입니다. 살다보면 갑자기 모든 문이 막혀버린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물론이요, 해야 할 일까지 해결할 수 없는 궁지에 몰린 그런 때죠. 그쯤되면 대체 ‘내 인생이 왜 이러지?’하며 자신과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이런 순간을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나오미에게도 갑자기 찾아온 태풍 같은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때 지인에게서 선물로 받은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라는 책을 오늘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충격에 빠진 당시의 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거든요.


저자는 파커 J. 파머라는 분으로 미국에서 존경받는 교육 지도자이자 사회운동가, 작가로 활동하고 계신 분입니다. 교육, 공동체, 리더십, 영성과 관련하여 전 세계 곳곳을 다니며 워크숍을 열고 강의, 수련 활동을 이끄는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교사의 교사' 또는 '위대한 스승'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이 책은 진정한 자기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길을 제시하기 위해 작가 본인의 삶의 여정을 솔직하고 통찰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는 칭송을 받고 있는데요. 내용이 궁금해지시죠?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를 추천하는 3가지 이유 말씀드릴게요.


첫째, 우울증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입니다. 저자는 갑자기 자신을 강타한 우울증을 고통스러워했지만 직면하려고 노력하였고, 재미난 비유로 전달합니다.


우울증은 나를 안전한 땅, 한계와 재능, 약점과 강점, 어둠과 빛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는 나의 진실, 나의 본성의 땅 위로 내려서게 하는 친구의 손이었다. 상상해 보라. 어린 시절부터 한 블록쯤 떨어진 곳에 서서 내 이름을 부르며 내 주의를 끌려고 애쓰는 친구의 모습을. 힘들지만 내게 나 자신에 대한 치유의 진실을 가르쳐 주고 싶어하는 친구의 모습을. 하지만 나는 두려워서, 아니면 도움 없이 살아가려는 건방진 마음으로, 아니면 내 생각과 에고와 도덕률을 좆느라 바빠서 그외침을 모른 척하고 피해버렸다. (중략) 소리쳐 부르고 어깨를 두드리고 돌을 던지고 작대기를 휘둘러도 소용이 없자 남은 것은 하나뿐이었다. 나에게 우울증이라는 핵폭탄을 떨어뜨린 것이었다. 그건 나를 파멸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나를 돌려세워 '당신이 원하는 게 뭡니까?'라는 간단한 질문을 던지려는 최후의 노력이었다.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by 파커 파머


둘째, 우울증을 버티는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최근 이 책을 지인에게 소개하고서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2회독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빛과 어둠'이라는 작은 챕터를 읽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마침내 돌아서서 "당신이 원하는 게 뭡니까?"라는 질문을 던지자, 답은 분명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이 지옥으로의 추락을 자아를 향한 여행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by 파커 파머


발이 닿지 않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검은 물 속으로 깊이 떨어지는 기분은 우울증을 진단 받은 직후 그 속도가 급격해졌고 정말로 추락하는 듯한 두려움을 선사했습니다. 그러나 피하려고 하기 보단 관찰하기로 하고 완전히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계속 바라보았습니다. 방금 읽어드린 부분을 다시 만나면서 '이 책이 나를 지켜주었구나!'라고 깨닫게 되었죠. 추락할 수 있지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것이 진짜 나를 만나러 가는 여행의 시작임을 '미리 알고' 우울증에 돌입했었구나 하며 엄청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셋째, 존재와 소명에 관한 저자의 깊은 통찰을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는 갑자기 내 눈 앞에 열릴 것으로 여겼던 모든 문이 닫혔을 때가 바로 뒤로 돌아설 때라고 조언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우리가 가진 소명을 따라 살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표현하면서요.


우리가 만일 씨앗이라면 꽃이나 풀, 또는 나무로 자라게 될 텐데요. 그렇다면 씨앗 안에는 내가 어떤 식물로 성장하게 될 지에 관한 모든 비밀과 정보가 태어나는 동시에 주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설정은 모든 문이 닫혔을 때 ‘내가 원하는 삶이 과연 지금의 삶인가?’,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내 삶이 이끄는 인생은 어떤 모습인가?’에 대한 근원적 고민을 하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하는 것이죠.


영적 여행은 역설로 가득하다. 겸손은 우리를 낮은 곳으로 이끈다. 그곳은 서 있어도 안전하고 넘어져도 괜찮은 땅이다. 결국 겸손은 그 안에서 더 확고하고 충만한 자아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우울증에서 빠져 나온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내 대답은 하나뿐이다.
"처음으로 내 모습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며 편안한 느낌을 누리고 있습니다."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by 파커 파머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우울증이란 삶이 내게 던진 핵폭탄'이라는 구절은 생생하게 마음에 각인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체 너는 뭘 원하느냐?'고 계속해서 질문을 하는 거라면 두려워하지 말고 하루하루 대답해보자는 용기를 주었고, 우울증 극복을 위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집중하며 살아올 수 있었으니까요. 이러한 여정은 결국 '나처럼 힘든 사람을 도와 주고 싶다.'라는 큰 이정표 앞에 저를 데려다 주었지요.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를 다시 읽으며 좋은 책은 사람을 새롭게 하고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끌어준다는 걸 제 삶을 통해 거울 삼아 비춰본 것 같아 놀라움과 신기함에 휩싸였습니다. 혹시 핵폭탄으로 다가온 자신의 삶을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나요? 또는 우울증을 버텨낼 한 줄기 희망이 필요하시다고요? 그렇다면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를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오랜 세월 소명을 찾아 모험한 저자의 솔직한 자기 고백을 통해 여러분이 직면한 어려움과 괴로움을 담담히 받아들일 힘을 얻게 되실 거예요.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나 다시 읽게 된다면 지금의 저와 같은 환희를 맛보게 되실 거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나오미의 기쁨도서관 나오미였습니다.

좋은 책과 함께 평안한 시간 보내세요.

나오미의 목소리로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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