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립 <자유를 찾아가는 글쓰기>를 운영하기 시작한 지 약 100일 정도가 지난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활동을 찾아오게 된 동기에 대해 여쭤봅니다.
그중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저는 제 삶의 방황이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20년 간의 방황을 자신 있게 말씀하시는 나오미 님의 모습이 좋았고, 만나보고 싶어서요!"
그때 갑자기 깨닫게 되었지요. 꼰대와 멘토의 차이를!
찾아오느냐, 끼어드느냐
사람들은 자기 주변에서 멘토를 잘 찾지 않습니다. 흠과 티까지 다 잘 아는 사이에는 존경하는 마음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죠. 멀리서 보았는데 있어 보이는 사람, 특별히 자기에게 부족한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어 합니다. '찾아오게 만드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멘토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꼰대는 다르죠. 자신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무조건 도움이 될 거라는 착각으로 가까운 타인의 삶을 간섭하고, 대화에 끼어들어 분위기를 망치기 일쑤입니다. 이런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사람들이 모이지 않고 흩어지게 되더라고요.
내공이냐, 허세냐
멘토들이 멘토로서 인정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멘티들이 배우고 싶은 심적 기술, 이른바 내공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닐까요? 하지만 꼰대들은 말뿐입니다. 그들의 삶에는 열매도 없고, 노력도 없습니다. 먼저 태어나 살아온 삶이 의미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세울 것이 아무것도 없거나, 도움이 전혀 되지 않을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자신이 대단하다고 여기는 그 자세가 바로 허울뿐이라는 것이죠.
공감이냐, 훈계냐
오프라 윈프리나 마이클 싱어 같은 인플루언서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그들의 공감능력입니다. 세상의 시류에 상처 받은 멘티들은 기댈 곳이 필요해 멘토를 찾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아팠던 경험을 떠올리며 타인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시는 분들이 롤모델로 많이 선정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꼰대들은 주로 훈계를 합니다. 특별히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합니다. 굳이 그런 이야기를 꺼내서 잘했네 못했네 하며 잔소리를 늘어놓는 건 듣는 사람의 등에 더 큰 짐을 지우는 일일 뿐데도 말입니다.
부끄럽지만 저에게도 꼰대 시절이 있습니다. 30대 초반의 저는 열정을 가지고 청년들과 만나는 리더였습니다. 그들의 삶이 안정되길 바랐고, 함께 하는 공동체가 건강해지길 바라서 많은 조언을 하였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제가 말하는 삶을 살아보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청년들은 제가 원하는 만큼 아니,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꽤나 큰 충격이었지요.
그 후 더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나도 포함이다.'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간섭하거나 조언하는 일을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대신 언제든 누가 저를 찾아왔을 때, 그들에게 도움이 될 내공을 쌓으며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요새 저에게는 '우울증을 끝내고 싶은 사람들'이 주로 찾아옵니다. 저의 인생에 대해 관심이 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듣고 싶어 합니다. 그들과 함께 있을 때 저는 무척 기쁘고 뿌듯하며 보람이 넘칩니다. 혹시 멘토가 되고 싶은 분들이 계신가요? 그럼 먼저 실력을 쌓으시고 다른 사람들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려보세요. 그리고 그들이 찾아올 수 있는 창구는 꼭 열어두시고요! 금방 멘티들이 문을 두드릴 거예요!
(이미지 출처: 삼성생명 광고 유튜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