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들은 구김살이 없고 밝다. 자존감도 높은 편이다. 그런 사람들과 있으면 세상 험한 꼴 안 보고 자라서 좋겠다는 시샘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삶은 고통>이라는 현실을 비껴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기에 더욱 그들이 자란 배경이 궁금하고, 어떻게 건강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주관이 뚜렷하면서도 자기주장을 부드럽게 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며 즐겁게 사는 지인 두 사람(A와 B)이 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을 찾아보았다.
1. 허용적인 어머님 아래에서 자랐다. A의 어머님은 죄가 아니면 무엇이든 해봐도 좋다는 큰 마인드로 자녀들을 기르셨다. 그래서 A는 자라면서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해볼 수 있었고, 즐거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2. 인생을 모험하고 스스로 배울 기회가 주어졌다. B의 어머님은 '정말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관대하게 양육하셨다. B가 밤늦게 들어오더라도 타박하지 않으셨다. 이러한 어머님의 태도는 B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을 지키고 돌보는 힘을 기르게 해 주었다.
3. 자녀들을 믿어주셨고 기다려주시는 분이셨다. A나 B 모두 어머님들께서 어릴 때부터 자녀들과 자신의 거리를 적당하게 설정해두셨던 것으로 보인다. 자녀들의 학업, 진로 등은 모두 자녀들의 몫이라는 것을 아셨기에 자기 뜻을 관철시키려 하기보다 자녀들이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주신 것이다.
생김새는 닮았지만 '너무나 다른 자녀'를 자신의 분신처럼 과하게 보호하고 간섭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나는 20년을 부모님 뜻대로 예쁘게 성장해드렸지만, 대학 진학에 실패한 후 다음 20년을 방황하였다. 나를 잃어버린 기간만큼 또다시 나를 찾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인생의 과제는 원칙적으로 본인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들러는 종종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라고 묻는다. 그 질문의 답은 최종적으로 누가 그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가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기시미 이치로
'자녀들이 해결해야 할 인생의 과제를 부모가 대신하지 말라'라고 아들러는 충고한다. 사춘기를 겪지 않은 나를 엄마는 자랑하셨지만, 갱년기로 고생하고 있을 때 시작된 딸의 우울증으로 몇 배의 고생을 하셨다. 부모가 대신 해준 숙제는 결국 다시 자녀들이 하게 되어 있는 법이다.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법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세상을 모험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시간들을 통해 자녀들이 어른으로 성장해서 살아갈 때 필요한 기술을 터득하고 연마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부모의 과제인 것이다.
(이미지출처 : Pixabay@cocoparisien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