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홍탕

by 김효주

영덕에 마라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생겼다! 중국 있을 때 몇 번 먹어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영덕에서도 먹을 수 있다니! 그런데! 남편이 한 번도 안 먹어봤다고 했다. 혼자 가야 하나 고민하던 중, 남편이 말했다.


"마라탕, 검색해보니까 나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드디어 개업했다는 소식에 얼른 달려갔다!


마라탕 주문하기!

첫째, 큰 보울에 집게로 먹고 싶은 면과 야채, 꼬치 등을 양만큼 넣는다. 둘째, 카운터로 가져가서 무게를 재고 결제한다. 셋째, 매운맛을 선택하고 보울을 주방으로 들여보낸다. 넷째, 주문 순서에 따라 마라탕이 완성되어 나온다.


나는 여러 가지 두께의 당면과 두부면, 굵기와 색이 다른 국수면, 5가닥이 붙어 있어 한 입 베어 물면 단면이 꽃 모양을 이루는 쫀득한 면을 골라 담았다. 좋아하는 배추, 숙주, 버섯도 넣고, 두툼한 어묵 꼬치, 유부 꼬치도 골랐다. 향을 내라고 고수도 몇 가닥 넣었다. 남편도 나와 비슷하게 고른 것 같았다.


우리가 방문했던 피슈 마라 홍탕에는 결제하면서 고기추가도 할 수 있었는데 쇠고기나 양고기 300g을 넣을 수 있다고 해서 남편의 것에만 넣기로 했다. 우리 둘 다 매운 것을 먹으면 입술이 부을 정도로 입 주변이 약해서 맵기는 1단계로 선택했다.(참고로 0단계는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아기들을 위한 단계...ㅋㅋ)


창가에 자리를 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기다리다 보니 주방에서 띵! 하는 경쾌한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검은 바지에 검은 티를 입은 직원이 검고 큰 대접을 양손으로 들고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먼저 주문이 들어간 남편의 마라탕이 등장했다! 오오오!!


맛을 보았더니 1단계라 그런지 마라 특유의 떫고 아린 맛이 적었고 칼칼하게 매운 느낌이었다. 고수 향 덕분인지 남편은 쌀국수와 비슷하다며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추가한 쇠고기를 한 점 얻어먹고 있는데 내가 주문한 것도 도착했다. 결제 직전 추가한 꼬불꼬불 넓은 면 덕분에 내 것의 양이 더 많아 보였다. 고기를 넣지 않아 깔끔하고 담백하고 시원했다.


마라탕을 좋아하는 이유!

먼저, 마라 향이 좋다. 쌉쌀하면서 매콤하지만 격하게 거부감이 들지 않아서 좋다. 중국에서 지냈던 3개월 동안 마라탕 자체보다는 샤부샤부를 더 자주 먹게 되었는데 그때도 마라를 넣은 국물이 그렇게 맛났었다. 중국음식은 향신료가 아주 발달해 있어서 식미에 맞지 않는 것도 몇 가지 있었으나 마라는 괜찮았다.


다음으로, 건져먹는 재미가 있다. 아주 여러 가지 면을 내가 원하는 양만큼 넣었기 때문에 그것을 찾아가며 먹는 건 참 즐겁다. 그래서 다른 반찬이 필요가 없다. 눈과 입이 바빠서 정신이 없으니까 말이다.


또, 야채를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일부러 야채를 안 넣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절한 채소들은 탕의 맛을 시원하고 깔끔하게 하므로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청경채, 배추, 숙주, 팽이버섯,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느타리버섯이 이루어내는 맛의 하모니! 끝내준다!


마지막으로 배부르게 먹어도 터질 것 같지 않다. 식당에서는 배가 너무 불러서 다 못 먹을 것 같았는데 돌아오면서 남편과 이렇게 말했다.


"오, 생각보다 배가 그렇게 터지도록 부르진 않은 걸?"

"와.. 정말 그러네요? 신기하다!"


더 재미난 건, 빨리 배가 꺼지지도 않는다는 점! 흐흐흐


마라 특유의 매오한 향과 혀를 압박하는 딸딸한 느낌. 직접 재료를 고르는 재미, 뚝딱 완성된 마라탕을 맞이하는 기쁨. 탕 속 숨은 재료를 찾는 맛, 든든하게 한 끼 해결한 만족감. 캬~! 좋다!


그런데! 어제 읍내에 나갔다가 마라탕 식당이 한 곳 더 생긴 것을 발견했다! 이곳은 저곳과 얼마나 다를까? 어떤 맛일까? 주문하는 방식, 반찬, 향 이런 것은 어떨까? 주메뉴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며칠 내로 출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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