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먹었던 단무지는 정말 최고였다!
아닥아닥
오득오득
싱글싱글
달콤 달콤
아삭아삭
새콤새콤
지인의 소개로 고등학생 대상 방학 특강 프로그램에 스텝으로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어제는 날씨가 좋아서 오후 프로그램으로 야외 활동을 했다. 아이들은 호기롭게 파카를 벗어 놓고 나가기도 했고 마스크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런데 밖에 몇 분 있어보니 꽤 춥고 쌀쌀했다. 그러자 녀석들은 언제 들어가냐며 야단이었다. 활동은 세 개였지만 두 개만 하고 들어와야 했다.
강의가 한차례 더 진행되었고 이제 드디어 저녁 시간! 식당에 차려진 뭔가 부실해 보이는 메뉴에 약간 실망했다. 정해진 것만 먹지만 뷔페식이라 원하는 걸 많이 먹을 수도 있고 더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밥 그리고 단무지, 닭강정, 깍두기가 차례로 놓여있었다. 마지막으로 국을 받으러 갔더니 왜 반찬이 적었는지 알 수 있었다. 잔치국수가 메인이었던 것이다! 국사발을 올리니 메뉴는 완벽해졌다!
식판을 들고 자리에 와서 앉았다. 함께 먹는 사람들이 다들 국수를 먹길래 나도 먹어봤다. 잔치국수를 한 입 넣고 나니 반찬그릇에 놓인 노란 단무지가 눈에 띄었다. 그걸 입에 넣는 순간!
이거 뭐지? 나 이런 단무지 첨인데?
무엇이 이렇게 맛있게 느껴지게 만드는 거지?
첫 번째 단무지는 답을 주지 않고 입에서 사라져 버렸다. 배고파서 그런 거지? 이거 진짜로 맛있는 그런 단무지 아닌 거지?
확인해 보기 위해 이번에는 쌀밥을 한 숟가락 물고 단무지를 또 한 번 공략했다.
아닥아닥 오득오득 싱글싱글
달콤 달콤 아삭아삭 새콤새콤
희한하다! 왜! 똑같이 계속 느껴지는 거지?
이거 너무 신기한데?
배고파서 맛있는 건지 정말 맛있는 건지 아직도 구분이 안 돼서 옆에 있는 사람들한테 다 물어봤다. 단무지가 너무나 맛있는데 나만 그런 거냐고. 그랬더니 다들 얘기했다. 그렇지 않다고. 자기들도 그렇다고.
이번에는 단무지를 코에 대고 향을 맡아봤다. 이제 알겠다! 이 단무지는 일반 단무지에 나는 찌릿한 향이 없다. 굵게 썰여진 샛노란 단무지에서 맡을 수 있는 그 냄새 말이다. 또 딱딱하진 않지만 접힐 정도로 무르지 않다. 그래서 매우 신선한 냄새가 나고 입 안에서는 산뜻한 식감을 내는 것이다.
입맛이 확 차오르자
식판에 있던 닭강정과 깍두기가 나를 불렀다.
'나도 먹어 봐요. 여기 맛집이에요!' 하면서.
우와 닭강정도 일품인데!
저녁 간식으로 치킨을 시키려고 했다던 대표 강사님의 말씀이 기억났다. 강사님들은 당황하시며 갑작스럽게 메뉴를 피자로 바꿔야 해서 매우 곤란해하셨다. (피자 한 판은 치킨 한 상자보다 비싸니까 ㅠ) 그러면서도 모두들 닭강정을 리필해 오시는 기이 현상이 발생했다. 흐흣 물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그 단무지도 함께!
일상에서 크게 벗어난 활동으로 인해 많이 배가 고팠던 건 사실이다. 그런 내게 단무지 세 조각은 뱃속을 달래 주고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놀라운 소울푸드가 되었다. 눈이 뜨이고 생기가 돌아왔다!
여기는 학생 연수나 교원 연수가 많이 진행되는 곳이라 여기를 다시 오기는 힘들 거다. 하지만 그 단무지가 떠오를 때면 어떻게든 다시 한번 스텝 지원을 하지 않을까??
단무지가 뭐라고.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