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말기 증상

by 김효주

마지막으로 우울증 말기 증상이다.


<신체적 특징>

몸에 있던 이상 징후들이 개선된다.

통증이 사라지고 상쾌한 느낌이 든다.

운동 및 식습관 개선을 시작한다.


<심리적 특징>

타인의 요구보다 자기 상태에 먼저 관심을 둔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몇 가지 더 개발한다.

때로 우울하기도 하고 슬퍼서 다시 우울증이 재발했을까 봐 걱정스럽다.


<이상 반응>

급하게 우울을 탈출하려 무리하기도 한다.

우울증이 끝났는지 확인하려 다양한 시도를 한다.


이 정도면 다시 가도 괜찮지 않을까?


2018년 초, 나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이유는 바로 캐나다 여행 때문이었다. 여행 중 현지 가이드 분과 따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캐나다가 노후에 정말 살기 좋다는 소개를 받은 터라 기회가 있으면 이민을 갈까 싶어 물어보았다. 캐나다에서 이민자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은 무엇이냐고. 그랬더니 40억 이상 들고 올 게 아니면, 이민자로서 가장 잘 된 사람은 공무원이란다. 어이가 없었다. 한국에서 교사하던 게 싫어서 이민을 가볼까 했는데, 캐나다에서도 잘해봐야 공무원이라니!


그렇지만 캐나다는 너무나도 살기가 좋아 보였기에 귀국 즉시 이민을 알아보았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나 같은 사람이 이민 갈 수 있는 방법은 2~3000만원 정도를 들고 유학을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경력을 쌓고, 취업 비자를 받은 후 몇 년 간 체류하며 시민권을 받는 방법이 유일했다. 그렇지만 착수금 자체가 거의 없는 상태였으므로 몇 주 욕심부리다 접고 한국에서 공무원이 되기로 맘을 먹었다. 그때까지도 학교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집 근처에서 독서실을 끊고, 인강을 신청하고 열심히 공부했다. 모의고사 성적은 순조롭게 상승하고 있었다. 몇 개월만 더 하면 합격할 것 같았다. 그러나 시험을 위해 투자할 수중의 돈이 다 떨어졌다. 그러자 희한하게도 나는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의 피 같은 노후 자금을 빌려 공무원 시험을 계속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당장 필요한 돈을 벌러 학교에 기간제 교사를 하러 가는 것은 이상한 것은 아닌지.


며칠 고민 끝에 다시 학교로 돌아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일어났던 괴롭던 일들이 처음처럼 힘들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동안 쉬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고, 힘들 때는 쉴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복잡했던 심리적 상태가 안정감을 찾았고, 하루에 9시간 이상 앉아 공부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이 회복된 것이다.


임용고시 재도전!


도시보다는 시골 아이들이 더 순하니 지방으로 오는 것이 어떻냐고 말씀하시는 친척분들의 조언에 따라 시골로 이사했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맑았으며, 수업을 준비하고 가르치는 일은 참 즐거웠다. 좋으신 관리자분으로부터 교직으로 복귀하여 지역을 위한 교육을 펼쳐보라는 격려도 들었다. 기간제 교사로 자유롭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학교 생활에 재미를 느끼면서 다시 임용고시에 도전해보고싶은 맘이 들었다. 여름방학 때부터 약 3개월 정도 투자해서 임고를 준비했다.


초반에는 교대 4학년들 위주로 돌아가는 임용고시 세계에 적응하느라 좀 고생을 했다. 그러나 지역이나 성별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공부하는 학생들과 연결되어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또 방학 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 만난 초임 교사부터 임고 관련 자료를 얻을 수 있었기에 수월하게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낮에는 기간제 교사로 밤에는 만학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학교에는 여러 가지 일도 많았다. 그러나 하고 있는 업무는 딱 적절할 만큼이었고, 과학실에 따로 자리를 마련해 주신 학교의 배려(?) 덕분에 크게 고생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다.


2019년 1월 말,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다시 교사로 임용되었다.






중반기에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기에, 우울증 말기로 오면 상태가 매우 좋아진다. 자신에 대해 잘 알게 되어 한결 돌보기가 쉬워진다. 욕구를 적절히 해결할 수 있게 되고,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 놓아 삶이 훨씬 가벼워졌음을 느낄 수 있다.


우울증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 변화의 폭이 줄어들긴 하지만 가끔 불쑥불쑥 올라오는 우울감으로 불안해지기도 한다. 영원히 우울증이 끝나지 않으면 어떡하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신체적, 심리적으로 매우 안정된 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예전에 하던 활동들을 다시 시작해도 큰 무리가 없고,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해도 괜찮다.


우울증의 상태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누어서 설명해보았다. 당신 또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우울하다'는 지금 어디쯤에 있는가?



(Pixabay로부터 입수된 Free-Photos님의 이미지 입니다)




안녕하세요, 나오미입니다^^


이 글은 앞선 '얼마나 우울하신가요? [2]'와 연결된 내용입니다. [1, 2] 탄을 읽고 격려해주신 작가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우울증 끝내기>라는 매거진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성된 글이므로 혹시 내용들 중 잘못된 정보가 있거나 개선되어야 할 내용을 발견하시게 되었을 때 꼭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저와 다른 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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