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 '나의 하루', '모두 행복해져라' / 루싸이트토끼 '12월'
누구에게나 계절 노래가 있을 것이다.
봄기운이 느껴질 때는 이 거, 찬 바람송은 이거. 이런 식으로 나에게도 계절을 알리는 노래들이 있다. 그중에서 연말을 알리는 겨울 노래들에 대하여. 머라이어 캐리가 할로윈이 지나자마자 11월부터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를 부르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연말에 돌려 듣는 노래가 있을 것이다.
유튜브 뮤직에서 최근 앨범을 탐색하다가 그냥 사진에 끌려 우연히 누르게 된 한올의 'a year' 앨범.
제목부터가 '한 해'라니. 앨범명부터 연말송으로 적합해 보인다. 더구나 첫 곡 '나의 하루'에서 흘러나오는 따뜻한 멜로디를 들으니 추운 겨울 옷깃을 여미며 듣고 싶어 진다. 거기에 얹어지는 위로하는 목소리. 이 곡에서 계속 찾아 듣고 싶은 구절은 '난 어떤 사람이었지, 그래 내가 뭘 좋아했었는지'
시간은 그냥 흘러갈 뿐인데 날 초조하게 만들어
시간을 쫓아 살아가다 보니 내가 흐려지는 것 같아
난 어떤 사람이었지 그래 내가 뭘 좋아했었는지
사실 달라진 건 하나도 없는데 많은 것들이 다 변해있네
일 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나만 멈춰있는 것 같을 때, 나 빼고 모든 것은 변해있는 것 같을 때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큰 위로가 된다. 나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이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뿐이야. 그렇게 지나간 시간이 소리 없이 쌓이고 쌓여서 어느 순간 내 눈앞에 나타나기를 소망한다.
첫 번째 트랙에서 두 번째 트랙으로 넘어간다. 제목마저 사랑스러운, '모두 행복해져라'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노래는 계속 마법 주문을 되뇌인다. 널 위해, 날 위해, 나를 아는 사람들 모두를 위해. 단순하게 생각하고, 흘러가게 두면 돼.
어쩌면 내일도 모레도 같은 하루가 반복되겠지
별 거 없고 특별할 일 없는 그저 그런 날들 말야
그럴 땐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도 좋아
널 위한 이 노래로 우리 행복을 바래
모두 행복해져라 모두 이루어져라
나를 아는 사람들 모두 다 하는 일 모두 큰 탈 없이
나를 믿는 사람들 모두 흐르는 대로 흘러가게 두면 돼
가지 않았으면 하던 순간도, 빨리 가버렸으면 하는 순간도 지나갔고, 무탈하게 우리는 여기에 있고.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둘씩 스쳐 지나간다. 어느 순간 한 해의 소원은 '무탈', '평안'이 되었다. 그저 아무 탈 없이, 마음의 평온을 바라며 그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노래.
마지막으로, 제목부터 연말 저격인 루싸이트토끼의 '12월'.
매년 12월 셀 수도 없이 많이 들었다. 이 노래의 도입부를 좋아한다. 입김을 호- 불면서 시작하는 것 같은.
12월.. 이 맘 때쯤 귓가에 울려 퍼지는 캐롤을 나도 몰래 흥얼거리네
거리에 울려 퍼지는 캐롤, 하하 호호 즐거운 웃음소리, 분주한 분위기. 이 가운데에서 누구나 혼자 외롭게 서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제 희미해진 기억은 굳이 더듬어 찾고 싶지 않아도,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
12월 한 달 동안 주구장창 들었더니 정말, 12월만 되면 그날의 기억들과 함께 자동재생된다. 과거를 불러오는 음악의 힘. 나에게는 캐롤과 같은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