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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은 테이블 5개면 된다

그래야 실패하지 않는다

by 타짜의 클리닉

1장. 테이블이 5개여야 하는 이유


테이블이 5개는 한눈에 들어온다. 손님이 아무리 몰려도 한눈에 다 파악된다. 들어온 순서도 기억되니, 1분 차이로 10분 늦어도 소란이 없다. 주인인 내가 분명히 기억해내니 말이다.


테이블이 5개니 다 차도 큰 걱정이 없다. 겨우 5개라서다. 5개 접시(냄비 혹은 판)만 내놓으면 해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보도 걱정할 것이 없다. 5개는 아무리 늦어도 20분이면 쳐낼 수 있다.


테이블 5개라서 목이 좋을 필요가 없다. 목 값으로 권리금을 쓸 필요가 없다. 많은 월세를 줄 이유가 없다. 5개만 넣을 수 있는 가게면 된다. 권리금이 적은 곳, 월세가 싼 곳이 우선이다. 목이 좋다고 문열자마자 손님이고, 뒷길이라고 한달 동안 파리만 손님이진 않을 것이다. 대신 각오는 필수다. 석달 동안은 적자여도 웃을 것, 조금 더 심해서 6개월 동안 적자여도 절대 화내지 말 것이란 약속은 스스로에게 해야 한다.


테이블이 5개면 부부 둘이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둘이 주방과 홀을 다 커버할 수도 있고, 남편은 주방을 아내는 홀을 전담해도 할 수 있는 규모가 테이블 5개다. 손님이 늘어도 알바 1명이면 된다. 5개 테이블에 알바가 2명이 꼭 있어야 한다면 그건 대박이란 증거다.


테이블 5개를 넣을 평수는 최소 10평도 가능하지만, 30평이어도 상관없다. 테이블을 넓게 배치하면 되고 혹은, 남은 공간은 놀이터로 써도 그만이다. 아무리 여유가 있어도 테이블은 6개 이상을 넣지 않는다. 5개를 넘는 순간, 이 계획은 다 틀어져 버린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흔한 식당이 될 뿐 아니라, 욕심도 반드시 피어오른다. 5개여야 하는 건, 욕심을 빼기 위함이다. 욕심을 빼야 만족이 쉽게 채워진다. 만족이 될수록 손님에게 잘하게 된다. 주인이 잘해주니 손님은 기왕이면 거길 선택할 것이다. 그렇게 만족하는 손님이 많아질수록 5개는 여러번 회전할 것이다. 선순환이 별거던가.


월세는 100만원이 넘지 않으면 좋다. 보증금과 권리금의 합도 3천은 넘기지 말도록 하자. 그런 돈으로 앞길이라면 좋고, 옆길도 좋고 뒷길도 괜찮다. 꽁꽁 숨은 뒤에 뒷길도 상관없다. 최대 6개월 적자여도 웃기로 각오했고, 우리에겐 인터넷이라는 지도가 있다. 소문 꺼리만 만들면 된다.


적자를 줄이려면 인건비를 쓰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테이블은 5개인 것이다. 그래야 적자를 보더라도 200 안쪽으로 막을 수 있다. 물론, 월세를 포함해서다. 적자가 200쯤이어야 6개월을 좌절하거나, 화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빙그레용 실탄은 가게를 차리는 총비용 4~5천에 1/3은 있어야 한다. 이게 없다면 절대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다. 감당 못하는 적자는 있어선 안되기에 뒷길에 차릴 수도 없고, 앞으로 설명해나갈 한가지 메뉴나 짧은 영업시간은 더더욱 시도할 수 없다.


KakaoTalk_20250227_192457455_04.jpg 테이블이 많으면 메뉴 욕심이 나고, 매일 그걸 채우기 위해 스트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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