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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과 파랑새 가족

식당이 주는 행복

by 타짜의 클리닉

횡단보도를 건너 100m쯤 걸으면 고기집이다.

하지만, 가까워서 오히려 1년 만에 가게 되었다.

브레이크가 끝나는 시간은 4시라, 도착하니 4시 5분이다.

이미 벌써 3팀의 손님들이 주문을 마친 뒤였다.

브레이크 오픈런을 한 손님들인 셈이다.



삼겹살 2인분을 시키고 소주를 1병 시켰다.

주인할머니와 손자 그리고 주방 이모 셋이다.

하지만, 안다. 잠시 후면 일손이 늘어날 것을.

1년 전에 봤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앉고 싶었던 자리에 밥을 차렸다.

브레이크타임에 먹을 밥을 그제서야 차렸다.

가게안엔 세사람인데 반찬양이 많았다.

차리고 십분쯤 되자 직원들이 들어왔다.

아마도 4시반이 출근이지 싶었다.

나이든 여자 2명이 출근을 했다.

뒤를 이어 내 또래거나 형 쯤인 남자 둘도 출근했다.



얼굴이 닮았다.

남자 둘은 서로 닮지 않았지만

그 둘은 모두 할머니를 닮았다.

그랬다. 50대의 형제가 함께 일하는 식당이다.

거기에 손자는 한 남자의 아들일 것이다.

그렇게 일요일 저녁은 7명이 주인이다.



가게는 오래되었지만 원래 생김이 소박했다.

메뉴는 딸랑 3가지뿐이다.

흔한 삼겹에 냉삼겹 그리고 주물럭이다.

뭘 시켜도 대표메뉴다. 걱정은 굿바이다.

그렇게 어디서나 먹는 흔한 메뉴를 7명이 판다.

7명이 있어야 될만큼 바쁜 식당이라는 소리다.

그렇게 되는데 걸린 시간은 수십년이다.



고된 식당을 수십년이나 할머니가 일구었더니

장성한 아들이 함께 모인 파랑새 가족이 되었다.

밥 먹는 아들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웃음꽃을 봤다.

1년 전엔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어젠 그게 달랐다.

하지만, 할머니는 씩씩하게 손님을 챙기느라 바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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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인생이 담긴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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