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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태 Feb 28. 2018

당신도 할 수 있다 체인사업

직영점만 잘 키워라

장사를 제법 하는 사람들이 갖는 목표 중에 하나가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프랜차이저(본점)가, 프랜차이지(가맹점)를 통해 내가 쌓아 올린 노하우를 복제하여 보다 쉽게, 보다 넓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기법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목표는 있는 것이 낫다. 문제는 어떻게 풀 것인가의 문제다.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시작했다고 꽃을 피우는 것도 아니다. 음식이 맛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매출이 좋다고 무조건 폭발적인 것도 아니다. 3박자, 4박자가 맞아야 가능하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책을 몇 권은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지금도 체인화에 대한 제안을 많이 받는다. 필자가 해마다 만드는 2~30여 개의 식당들이 비슷하지만 다르고, 성공의 크기도 다른데, 간간이 세게 터지는 식당이 있다 보니 권유 비슷한 제안을 받는다. 그러나 단 칼에 거절하는 이유는. 그 결과물은 돈을 받고 만든 거다. 내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 인양 팔아 낼 수는 없다.    

  

그럼 돈을 내고 만든 사람과 함께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사절이다. 그냥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다. 난 쉽게 식상함에 지치는 쪽이다. 그래서 매번 달라야 한다. 따라서 여러분은 이런 필자의 취향은 무시해도 좋다. 하고 싶다면 해보자. 도전하자. 대신 몇 가지의 다름에서 출발하자. 근사한 사무실부터 만들 생각은 버리자. 직원을 여럿 두고 폼 나게 해보겠다는 생각도 버리자. 과욕은 그러함, 거기서부터 출발한다.     


진심으로 해보자. 남도 돕고, 나에게도 이로운 결과를 만들겠다는 마음이면 족하다. 그 길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기존의 본사들과 다른 방침으로 접근하면 된다. 그 방법은 몰라서 그렇지 어렵지 않다. 욕심이라는 물기를 쫙 빼고 진심을 보여주면, 번듯한 사무실이 아니어도, 수십 명의 직원이 없어도 내 브랜드를 간판으로 단 식당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 이야기를 몇 차례에 나누어 말하겠다. 어쩌면 이 이야기 하나만으로 궁금하고 갈망했던 유레카는 건져질지도 모른다.     


1직영부터 다져라.

아무리 장사가 잘되고, 그걸 보고 내달라는 사람들이 줄을 서도 거기에 혹하지 않는다. 어차피 몇 년 하고 말 식당 아니다. 지금 내달라는 사람들이 시간 지난다고 없어질 리 없다. 오히려 더 감질나게 튕겨라. 그것도 스토리가 된다. 나중에는 그 도도함도 이야깃거리가 되어서 브랜드 가치를 올려준다. 달란다고 쉽게 마음 주는 여자. 누가 오래도록 사랑할 것인가? 가슴 졸이고 애를 태워서 숨넘어가게 만든 여자가 지금의 내 아내가 아니던가?     

직영이 많으면 데이터가 단단해진다. 동네 상권의 매출, 대학가 앞의 매출, 역세권의 매출이 지표로 정리된다. 물론, 그 정도의 데이터로 모든 결과물을 유추할 수는 없다. 직영점 2~4개로 다양성을 다 경험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딸랑 하나인 직영점의 결과로 체인사업을 하는 사람보다는 훨씬 더 가슴을 쭉 펴도 좋을 것이다. 더불어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인해 조급함이나 욕심 따위는 걸치적 거리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사람은 아쉬운 게 있을 때 급해진다. 급해지면 꼼꼼하고는 거리가 멀어진다. 그렇게 대충 접근하면 반드시 실패가 뛰쳐나오게 되어 있다. 그 실패가 내가 아닌, 남의 식당(가맹점)이 된다면 그 피해는 두고두고 불편할 것이다. 그것이 반복되면 당신의 체인사업도 절단 나게 될 것이다.     


직영은 내 수익과 직결된다.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직영을 늘리면서 내가 얻는 경험은 그보다(수익) 더 크다. 수익은 매달 다르고 그 수익에 투입되는 경험은 여러 사람(주방 식구, 홀 식구, 점주)이어야 하지만, 제대로 된 경험은 오로지 내 것이고, 그것 때문에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직영점을 만들어본다는 건 여러모로 자신감에 힘을 붙이는 과정이 된다. 때문에 한 개의 성공에서 곧바로 가맹화를 펼치기보다는 직영점을 통해 길게 보는 사업이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직영점 하나를 더 낼 돈도 없어서 가맹점을 모집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직영점 운영 수익보다 얄팍한 체인사업 수익에 관심이 더 크면 직영 매출 극대화 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어질 것이다. 실제 체인화가 장기적으로 잘 되는 브랜드의 공통점은, 직영점이 많다는 사실이다. 직영점이 많으니까 무리한 가맹점 확장을 하지 않는다. 가맹점 상권도 보호하고, 될 자리에만 차려주어 성공률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직영이 없으면, 내 것이 없으니까 남의 것만으로 장 사를 하는 게 되니까 남의 상권 보호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K커피숍이 대표적이다. 지나칠 정도로 독하다. 사거리에 가맹점을 3개를 각 방향에 내준다니,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D 치킨도 마찬가지다. 같은 골목에 본사의 다른 치킨 브랜드를 함께 입정 시켜 경쟁(둘 다 죽는)하게 한다. 자기 식구라 생각하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내 아내의 식당, 내 여동생의 식당이라면 그런 식으로 상권 보호 없이 내줄 수 있다는 말인가?     

가맹점을 내달라고 해도 “직영점 3개가 될 때까지는 내드리지 않습니다”

“직영점 3개는 내년이 될 수도 있고, 5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직영점 3개 후에도 원하신다면 그때는 제일 먼저 첫 식구로 만들어드립니다”

지금 당장, 멋지게 휘갈겨 써서 본점 카운터 뒤에다 붙여놓자. 이게 진짜배기 프랜차이즈 사업의 첫발이다. 직영점 하나로 급하게 만들어 낸 가맹점은 수십 개여도 쭉정이일 수 있다. 아니, 첫 끗발이 개 끗발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스스로를 다지고 시작한다면, 몇 곱절의 식구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복제사업은 원래 그런 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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