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망하지 않는 300만원

300은 적은 연금이 아니다

by 타짜의 클리닉

300만원 벌이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

역산을 잘하면 장사는 그렇게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다. 노름에서 본전을 찾는 건 어렵다. 이미 날린 본전이 클수록 거의 불가능하다. 그 불가능을 뚫겠다고 덤비다가 중독에 빠지고, 돈을 벌려고 시작한 노름이 겨우 본전 회수라는 우스꽝스러운 목표로 변질되었음에도 그 본전에 목숨을 건다. 그 말은 이렇게 해석될 수도 있다. 본전 자체를 포기한다면 또는, 본전을 아예 적게 날렸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중독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다시 시작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KakaoTalk_20250108_165329806_12.jpg 고즈넉한 공간에서라면 뭘 먹던 간에..



자식을 키우고, 대출을 갚아야 하려면

한달 300으로는 어림도 없다.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돈이다. 하지만, 그 강을 다행히 건넜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100세를 살아가는 든든한 노후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사는 삶이다. 넉넉하진 못해도 손벌리며 살지 않아도 되는 300만원이 그것일 지도 모른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노후는 준비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하루종일 박스를 주워 팔아서 손에 쥐는 2~3만원을 위해 7~80대의 노인들이 거리를 뒤지는 현실은 바로 집 밖을 나가기도 해도 만나진다.



KakaoTalk_20250107_145838547_25.jpg 남의 집은, 훔쳐보는 맛이 있다.



비교를 할 거 없다.

노후에도 잘사는 사람들을 보고 그 뒤를 따르려고 애를 쓸 거 없다. 젊을 때도 못번 돈을 어떻게 노후에 벌겠다고 한방을 노리는가? 폐지를 주워파는 인생만 아니어도 다행이다. 자식에게 생활비를 빌리고, 늙은 여동생에게 공과금을 빌리지 않는 인생만도 폐지 인생에는 감사함이다. 주차장을 여러개 두고 손님을 채우는 식당을 부러워할 것도 없지만, 부러워한다고 그게 내 것이 되는 건 더더욱 아니다. 그 집과 내 집을 비교하지 않으면 된다. 지붕도 없는 노상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과 비교가 차라리다. 노점에서, 트럭에서 행상을 하는 사람들의 꿈은 지붕이 있고 에어컨을 틀 수 있는 한칸짜리 실내다. 그들에게 꿈이자 목표다. 그런데 내가 그걸 이미 이뤘다면 이제 내 목표는 하루에 10만원, 한달에 300일 수도 있는 것이다. 300만원 이상은 사양함,도 맘 먹기에 따라선 괜찮아지는 것이다.



KakaoTalk_20250107_145838547_15.jpg 소박해도 팔린다.


300의 벌이는 망하지 않는 수치다.

스카이를 목표로 공부한다고 인서울을 하는 게 아니듯이, 천만원을 목표한다고 300쯤은 껌이 되는 건 아니다. 천만원을 벌려고 입지에 권리금을, 크기에 월세를, 시설에 투자를 많이 하고, 천만원 수입을 위해 알바에 직원도 여럿을 둘 수 있다. 그래서 매출은 나름 괜찮은데 결국은 건물주에게 월세를 내주는 머슴살이인 나를 발견하고, 남의 집 자식 알바비를 주려고 전재산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될 수도 있다. 흔한 사례다. 그래서 앞으로는 벌지만 뒤로는 밑지는 매달의 반복으로 점점 부채가 증가하고 결국 그것을 감당하지 못할 때 실패한 열에 여덟이 되고 만다.

반대로 천만원이 아니라 처음부터, 출발부터, 목표 자체가 월 300만원 연금만큼만이라면 권리금 따위는 없는 자리여도 되고, 50평을 임대한 월세도 치루지 않는다. 그렇게 투자 자체가 적다는 건, 본전을 찾는 수고도 많지 않다는 뜻이다. 24시간을 빌렸지만 4시간만 사용해도 억울하지 않다. 월세가 싸기 때문이다. 4시간만 문을 열지만 따져보면 대부분의 식당은 점심에 2시간, 저녁에 2~3시간이 피크다. 손님은 밥 때, 술 때만 몰린다. 나머지는 비는 시간이다. 그래서 4시간을 제대로 돌릴 수만 있다면 더 효율적인 장사를 하는 셈이다.



KakaoTalk_20250107_145838547_08.jpg 노부모와 아들이 운영하는 시골식당



가게가 작으면 테이블도 10개씩

놓지 못한다. 대여섯개의 테이블이 겨우일거다. 그정도 테이블에 알바며 직원이 여럿 필요할까? 부부 둘이서도 감당할 수 있고, 알바 한명쯤이면 훌륭할 수도 있다. 오래전 막내 매제에게 차려준 10평짜리 가브리살 전문점은 드럼통 테이블이 7개(야장 2개 포함)였는데 매제와 손빠른 알바 1명이서 저녁에만 문을 열고 하루 80은 너끈히 팔아냈었다. 그 작은 가게를 차리는 데는 겨우 6천이 들었다. 매달 수익은 500쯤이었다. 6천 투자에 500을 벌었으니(물론, 매제의 인건비를 포함한 거지만) 수익률로는 기똥차다. 더없는 황금알이다.



KakaoTalk_20250102_185106958_07.jpg 300만원 벌이는 혼자 달리는 1등 싸움이다.


다시 말하지만 노름에서

본전을 찾는 건 불가능하지만, 인생의 끝이 파멸이지만, 뒷골목에 작은 식당은 차리는데 그렇게 힘겹지도 않고 위험도 적다. 마음 먹기에 따라서 뒷골목 승자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소리다. 자리(목)가 좋아야 이긴다면 빈자들은 싸워본들이다. 규모로 승패가 결정되고, 시설력으로 이미 패자는 뻔하다면 세상은 오직 있는 자들이 활개를 칠 것이다. 그렇다면 없는 자들은 평생을 잘못 태어난 죄로 힘겨움을 감당하니 흑백의 세상만 보다 갈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세상은 반전을 허락한다. 그것도 특히 식당은 더더욱 반전이라는 것이 있다. 5평에서 시작한 보쌈집이 수백억에 사모펀드에 팔렸다. 세상 흔하디 흔한 자장면을 팔아서 벤츠를 타는 주인도 있고, 하루 4시간 문여는 돈까스집으로 전국구 명성을 떨치는 식당도 있다. 카더라가 아니다. 모두 내가 만들었던 식당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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