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질수록 경쟁자가 없다
상가주택은 굳이 매매로 얻지 말아야 한다. 수익형 상가주택을 가지려면 목이 좋아야 한다. 그런 상가주택은 내가 살던 집을 팔아도 쉽지 않다. 게다가 목이 좋은 상가주택은 나홀로가 아니라 여럿이 모여 상권화가 되어있어야 하기 때문에 노후에 연금만큼 버는 로드맵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상권이 없는 곳에서 하루에 10만원 벌기와, 상권이 빨간 곳에서 경쟁자들과 싸우면서 버는 10만원은 전혀 다르다. 상권이 빨갈수록 하루에 10만원도 벌기 어려울 수 있다. 일반인들은 상권이 좋을수록 쉬울 거라고 착각하지만, 30년 가까이인 내 눈에는 상권이 아닌 곳에서가 훨씬 가능성이 높다.
9억이나 투자를 했으니 대출을 끼었을 테고, 1층부터 3층까지 세를 줬을 때 그 이자며 상가의 가치가 살아날 텐데 1층부터 공실이 해결되지 않는 상가주택은 지옥이나 다름없다. 대출이자는 꼬박 나가야 하고, 상가를 팔려면 월세를 내리지도 못하고 공실을 그저 지켜만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결국 공실이 수년 이어지면 상가는 아무리 싸게 내놓아도 팔릴 수가 없으니, 월세도 나오지 않는 수익형 건물은 이자만 물고 불 꺼진 유령건물이 내 자산?의 전부가 되어 줄 것이다.
전세 4억을 빼서 1층 상가, 2층은 살림집을 월세로 임대해야 한다. 살 돈도 안되겠지만 임대를 하면 2.5억쯤 남는다. 이미 식당이라면 수백개를 계약해본 경험자의 가이드다. 1.5억 안에서 보증금과 시설 기타등등을 다 해낼 수 있다. 그러고 남은 2.5억은 예금에 두던, 배당주에 투자를 하던 알아서다. 전셋집 4억을 옮기지 않고 살았다면 재취업 밖에는 돈 벌 창구가 없다.
꼬마상가주택으로 매매를 시도해도 된다. 4억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방에서면 아무 때고다. 1층에 상가 1개, 2층에 전셋집, 3층에서 주인이 살아도 4억이면 가능하다. 수익형 상가주택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1층 상가를 주인인 내가 쓸거니까 월세가 잘 나오는 임대인을 찾을 필요가 없다. 목이 나쁘니 월세로 300을 받을 수는 없지만, 내가 식당을 해서 300은 만들 수 있다. 삶과 삶의 질을 위해서 매매로 구한 집이니까 집값이 오르고 떨어짐은 상관없다. 수익을 내가 창출하니까 집값은 타인의 영향(임차인이 없는 공실)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매매로 구해도 좋고, 길동씨 생각처럼 살림집까지 월세살이도 겁나는 건 아니다. 돈이 생기지 않는 전세 4억을 깔고 사는 게 더 끔찍한 거다. 9억짜리 집에서 굶어 죽은 부산의 할아버지 이야기는 정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집은 밥이 아니다. 돈도 되지 못한다. 팔기 전에는 말이다.
그래야 값이 싸다. 매매가격이든 임차로 빌릴 때 월세든 싸다. 목이 나쁘기 때문에 고정비도 적게 나가지만, 경쟁자도 적다. 다들 돈을 벌어서 큰 부자가 되길 바라거나, 인생역전을 바라고 덤비는 목 좋은 상권은 정말 무섭도록 치열하다. 하지만, 하루에 4시간만 열거나, 하루 10팀만 받고 문 닫는게 원칙이라면 굳이 목이 좋을 이유가 없다. 그런 의지가 없기에 나쁜 목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는 경쟁자도 적어서 그 목표가 보다 수월해지는 선순환을 만나게 될 수도 있는 일이다.
허허벌판 가든에 차린 맛창식당들을 통해 원 없이 보여주었다. 자리가 고약할수록 임계점을 지나면 명당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식당이라고는 없는 요상한 자리일수록, 길에서 간판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처구니 자리일수록 고생을 감내하면 천하무적이 되고 만다. 그런 허허벌판이라서 겨우 1억도 안되는 돈으로 그만한 식당을 차릴 수 있었다. 도시에서라면 15평도 차리지 못했을텐데 그 돈으로 주차장도 널널한 외곽 식당을 차렸고, 코로나로 난리가 날 적엔 오히려 전성기였다. 외곽이라서 사람들이 모여있어도 안전할거란 뜻밖의 이치?에 맛창식당들은 그때 매출 경신을 했고, 그때 2번째, 3번째 식당을 추가로 열었다.
하루 10만원 팔아서, 연금 300만원을 창출하는 노후를 스스로 만들자는 말도 결국엔 내 예측대로 떨어질 것이다. 풍광이 좋은 곳에는 근사한 인테리어를 가진 카페가 많다. 그래서 엔간히 해본들 평타도 치기 힘들다. 하지만, 풍경이라고는 1도 없는 곳에서 조금만 아기자기한 맛이 나도록 꾸미면 사람들은 “드라마 세트장 같은 맛이 나네”라고 말한다. 자리가 좋을수록 경쟁자가 많고 그 경쟁자들과 분위기로도 싸워야 하지만, 그건 지금 노후 300벌이를 향한 항해에는 맞지 않는 일이다. 여유가 된다면 월세를 더 내고 앞길로 가는 게 아니라, 그 돈으로 가게를 더 꾸밈이 맞다. “이런 구석진 곳에 이만한 분위기를 가진 식당이라니” 소리를 얻는 게 훨씬 이득이다. 연금 300만원 벌이가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
지난 25년간 깨달았다. 직접 눈으로 봤을뿐더러, 그걸 내 손으로 만들기까지 했으니 얼마나 신통한지를 절절히 알고 있다. 2년이나 비어 있던 가게라 월세가 60만원이었는데 그걸 명당소리를 듣게도 했고, 대형 오피스빌딩 지하 식당가에서 수십개의 식당이 모두 한결같이 메뉴를 열 개 넘게씩 팔 때 오직 부대찌개 하나로 하루종일 줄을 서게끔도 했다. 입지의 반전도 맛있었고, 온리원의 달달함은 끝내줬다. 정인분 주문을 먼저 마다했더니 손님들이 달려들었고, 4명이 소짜를 먹으라고 권했더니 인생역전도 해냈다. 이제 나도 곧 맞게 되는 노후에 나를 대입해서 쓰는 이 글은 결국 내 노후의 계획서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나는 이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쓸 때가 유달리 재밌다. 결국 내가 건너야 할 돌다리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