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토토,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 전문 로봇이에요.
내 몸에는 카메라 센서가 스무 개나 있어요. 배달하다가 장애물과 마주쳐도 부딪힐 염려가 없어요.
30킬로그램만 넘지 않으면 어떤 물건도 한 번에 척척 나를 수 있어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속도도 일곱 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요.
나를 설계한 연구원들은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잘못된 점을 고쳐 나가며 나를 완성해 갔어요.
“완벽해!”
마지막 테스트까지 통과한 나를 보며 연구원들이 소리를 지르며 말했어요.
“독창적이야!”
나를 디자인한 연구원도 흐뭇한 표정을 지었어요.
“독창적이긴 하죠. 귀여운 강아지 모습에 집게다리라니!”
간혹 연구원들이 수군대는 걸 보면 완벽한 기능에 비해 내 모습은 그렇지 않나 봐요.
내 모습이 궁금하다고요?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나는 큰 눈과 늘 웃고 있는 입이 특징이래요.
튼튼한 안전모 위에 쓴 멋진 헤드폰은 주변 소리에 반응하는 귀의 역할을 해요.
매력적인 근육질의 두 팔 끝에는 집게다리 모양의 손이 달렸어요. 나중에 사람들은 이 손을 보고 ‘옥의 티’라고 말했어요. 특별한 기능도 없는데 멋있지도 않기 때문이에요.
물론 독창적이라는 데는 다른 의견이 없었어요.
가슴에는 커다란 모니터가 있어요. 내가 배달을 마치면 손님이 별의 개수로 배달 점수를 주는 장치예요.
다리에는 발 대신 두 바퀴가 있어 빠르게 달릴 수 있어요.
제일 중요한 것은 등에 달린 배달 가방이에요. 배달할 물건을 안전하게 보관하면서 온도 조절도 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한 거예요.
잘 안 보이지만 꼬리도 있어요. 사람들이 내게 말을 걸거나 배달을 무사히 마치면 강아지처럼 꼬리를 마구마구 흔들어요. 프로펠러가 회전하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요.
특히 배달 점수를 높게 받으면 꼬리를 아주 빨리 흔들고 제자리에서 열 번 도는 묘기를 보여 줘요.
나는 어떤 경우에도 사람을 사랑하게 프로그램되어 있어요. 배달 중에도 사람이 말을 걸면 나는 잠깐 멈춰서 꼬리를 흔들며 인사해요.
하지만 나를 함부로 만지면 안 돼요. 주인이나 배달 손님이 아닐 경우 ‘삐삐’ 경고음이 울린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