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은 그 사람의 마음을 꼭 얻고 싶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에 들기 위해 당신은 주로 어떤 방법을 사용하나요?
아마 그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그가 짐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면 달려가서 당장 들어주고 싶은 심정일것입니다.
그가 좋아하는 커피 종류를 알아내어 슬쩍 사무실 책상 위에 가져다 놓고 싶겠죠.
그가 좋아하는 야구팀을 알아내어 점심시간에 은근슬쩍 얘기를 꺼내고 싶을 겁니다.
그를 위해 이번 주말 당직근무를 당신이 대신해줄까도 생각 중입니다.
그 사람이 내게 어떤 부탁을 하더라도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그 사람이 당신을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어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런데 혹시 아세요? 그 사람의 마음에 들고 싶으면 오히려 그 사람에게 부탁을 해야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요.
심리와 관련된 용어중에 '프랭클린 효과(Bengamin Franklin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프랭클린은 원래 한 미국 정치가의 인데요. 그가 정치인으로서 마음을 사야 했던 한 동료 정치인이 있었습니다. 그 동료 정치인은 프랭클린에게 적대적인 마음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죠. 프랭클린은 그 동료에게 다가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던 중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씁니다.
"혹시 당신이 가지고 있는 책을 내게 좀 빌려줄 수 있을까요? 그 책이 아주 귀하고 희귀한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편지를 받은 상대방은 즉시 책을 보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둘은 정치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다시 만납니다. 책을 계기로 두 사람은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갑니다. 결국 둘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신기하죠?
이 프랭클린의 효과는 무슨 원리일까요?
이는 사람의 뇌와 관련이 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사람의 뇌는 종종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고요? 좀 더 쉽게 설명해 보죠. 이번에는 프랭클린에게 책을 빌려주었던 그 정치인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볼께요.
그 정치인은 프랭클린으로부터 책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평소 싫어하던 사람이 하는 부탁이라 거절할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게 뭐 대수라고 결국 책을 빌려주기로 합니다. 내가 희귀한 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수도 있겠죠. 어쨌거나 결국 책을 빌려줍니다. 호의를 베푼 셈이지요. 그리고 그의 뇌는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내가 프랭클린의 부탁을 들어준 것을 보니 실은 내가 프랭클린에 대해 호감이 있나 보군'
뇌가 '행동과 원인'을 혼동한 것입니다. 실은 별다른 이유 없이 책을 빌려준 것인데요. 책을 빌려준 그 행동의 원인이 그 사람에게 호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뇌가 판단한 것입니다. 뇌는 어찌 보면 일을 많이 안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일을 '대충'하는 느낌이예요. 사실 뇌의 게으른(?) 특성을 기본으로 하는 심리학 개념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귀인 이론. 초두효과, 최신 효과. 후광효과 등은 모두 뇌가 부지런히 일한다면 성립할 수 없는 이론들이죠. (이 이론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드릴게요)
일부 심리학자들 역시 우리의 뇌가 게으르다고 입을 모아 얘기합니다. 눈앞에서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원인을 재빨리 짜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죠. 뇌는 그렇게 해야 궁금점이 풀리고 궁금점이 풀려야 답답한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프랭클린은 아마도 뇌의 이러한 게으른 원리를 이용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얻었던 것이 아닐까요? 물론 이렇게까지 깊게 이해하고 그런 고도의 전술을 펼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점이죠. 당신이 부탁을 해서 그 사람이 들어주면 그 사람은 당신에게 호감을 가질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혹시 당신도 이와 유사한 경험은 없나요?
저만해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제게 도움을 준 사람에게 당연히 고마움과 호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때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도움을 주었던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가고 호감을 가졌던 적이 종종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제 경우는 이랬던것 같습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저는 생각합니다. '내가 도움을 주었으니 그 사람은 나를 좋아하겠지'.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좋아할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결국 내가 도움을 준사람을 나도 좋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순전히 제 경험에서 나온 생각입니다. 프랭클린 효과와는 무관할 수 있음을 꼭 알아주세요.
어쨌건 결과적으로 저의 이런 생각도 프랭클린 효과와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혹시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호감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지 말고 그 사람에게 부탁을 한번 해보세요.
의외로 쉽게 당신의 부탁을 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당신의 부탁을 들어주면 그도 당신에게 호감이 있다고 '착각'을 할 수 있고요.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요? 그 사람에게 부탁도 하고 그 사람의 마음도 얻고요.
정말 일거양득 (一擧兩得 )이 따로 없네요.
오늘 당장 '그'에게 용기있게 부탁하는 당신을 기대해 봅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