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한 선배로부터 조언을 들었습니다. 제가 주장이 너무 강하고 제 의견을 강요한다는 인식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선배가 보기에도 제가 그런 면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조언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은 했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 선배의 조언이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네요. ‘내 어떤 행동과 말이 그렇게 강요하는 것처럼 보였나? 사람들은 정말 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왜 그렇게 생각하지?’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정말 나에게 그런 면이 있다면 고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이제는 위축도 되고, 사람들을 마주치면 ‘이 사람도 나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친한 친구한테 은근슬쩍 물어봤습니다. 제가 내 의견을 강요하는 타입인지를요. 친구는 한참 뜸을 들이더니, 제 눈치를 보면서, ‘그런 경향이 없는 편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고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A. 주장이 너무 강하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많이 불편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 얘기를 듣고 마음이 편할 리 없지요. 선배의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맴돌 것도 같고요. 사내 모든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들것 같아요. 이제부턴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혹시라도 내가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있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무척 신경 쓰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나의 어떤 부분이 사람들에게 강요했던 것처럼 느껴지는가’하고 되짚어 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순간 멍해지기도 하구요.
하지만 한편으로 ‘아니 이런 걸 가지고 그렇게 느끼나?’하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생각이 생각에 꼬리를 뭅니다. 한편 친한 친구에게도 서운한 감정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친구에게 물어볼 때만 하더라도 아니라고 말해주길 내심 기대했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맞나요? 하지만 친구역시 ‘당신이 강요하는 성향이 있다‘라는 식으로 말해서 서운할 것 같습니다.
사실 조언이라고는 하지만 조언도 내가 납득할 수 있을 때 조언이 되는 것이지요. 내가 납득하기 힘든 조언은 조언이 아닌 비난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회사를 다닐 때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저도 그렇게 비난처럼 느껴지는 조언을 듣고 난 다음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불편감이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만 같았죠. ‘이 중에 누가 나에 대해서 그렇게 말을 했을까? 누가 나에 대해서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굉장히 신경 쓰였습니다. 그러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려 봅니다. 그 사람과의 최근 대화도 떠올려 보고요. 마치 VOD로 드라마 속 명장면을 찾듯 찬찬히 되짚어 봅니다.
‘내가 그렇게 말한 것이 상대방에게는 강요하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겠다’ 하는 장면을 찾으려 애씁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더욱 신경이 쓰이더군요. 급기야 나중에는 좀 우울해지기도 했고요. 회사에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냥 나 혼자 내일만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잖아요. 프리랜서도 아니고 말이죠. 회사에서 혼자 말도 안하고 내 업무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그래서 말이죠.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물론 나에 대해 그렇게 느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근데 한두 명일 것이다. 한두 명이 그런 식으로 말한 것을 가지고 그 사람은 내게 그렇게 말한 것일 수 있다’ 라고 말예요. 즉, ‘나에 대해서 안 좋은 감정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순 있겠지만 소수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속이 편했습니다. 그러니 당신도 한번 해봤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말하는 방식, 당신이 말하는 유모어, 당신이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 당신이 하는 생각들을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훨씬 많음을 떠올려 봐야 합니다. 그리 어렵진 않을 겁니다.
실제로 당신 주위에는 당신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테니까요. 그리고 실제로도 다수가 아닌 소수만이 당신에 대해 안 좋은 쪽으로 말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고요? 보통 한 두명의 생각이 마치 집단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이야기가 떠도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심리학 개념도 있습니다.
바로 진술 편향(Statement bias)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의문문을 듣고도 진술문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김 부장님이 외부 미팅 시 업체로부터 무엇인가 받는 것을 보았나요?’라는 질문을 들었다고 가정해보죠. 그럼 당신의 뇌는 즉시 김 부장님이 외부 미팅에서 업체로부터 무엇인가를 받는 장면을 생각해 냅니다. 그리고 당신도 모르는 사이 시간이 지나고 당신의 뇌는 이렇게 기억합니다. '김 부장님이 외부업체로부터 무엇인가를 받았다' 하고 말이죠. 우리의 뇌는 생각만큼 정확하거나 부지런하지 않아요.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 마음대로 이미지와 이야기를 순식간에 지어내죠. 알고보면 황당하거나 억울한 소문들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의 소문 역시 동일한 과정을 겪었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철수는 말할 때 강요를 좀 하는 것 같지 않아?”하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사람의 뇌에서는 강요를 하며 말하는 철수의 모습을 떠올려 줍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상상한 그 모습 때문에 그렇게 실제로 기억 속에 저장합니다. 실제 여부에 대한 확인없이 말이죠.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왜곡된 진술을 다른 이에게 했을 수 있는 것이죠.
당신도 이 진술 편향의 피해자 일 수 있어요. 물론 아닐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 내 소문은 한두 명의 진술 편향으로 인해 그렇게 굳어져 버린것일수 있겠구나’하고 생각하는 당신의 마음입니다. 그게 더 마음 편하잖아요.
굳이 더욱 신경써가며 스트레스 받고 우울해 할 필요가 뭐가 있나요? 당신의 마음이 다시 편안해지는 것이 더욱 중요한 걸요.
그 다음으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당신에 대해 실제로 생각한 사람 한 두명이 있을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거요. 즉, 나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상대방은 내가 강요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겁니다. 지금 당장 내 마음이 불편하다고 해서 그 가능성을 무조건 부정하면 안 됩니다. 그 불편한 마음이 더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이 부셔 잠시 해를 손바닥으로 가릴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그 해가 진짜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그래 알겠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나도 모르는 사이 남에게 피해를 주었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너무 신경은 쓰지 말자. 어차피 한두 명의 사람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마음에 안 들어 했나봐.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세상에는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어때요? 이제 좀 마음이 편안해 지셨나요? 실제로 당신은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진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입니다. 한번쯤 다른 이의 입장에서 나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는 조심스런 마음. 돌아본 후 고쳐야 할 것이 있다고 판단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기꺼이 받아들이는 너그로운 마음. ‘그럴 수도 있지 뭐. 하지만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생각하며 훌훌 털어버리는 의연한 마음. 이 세 가지 마음을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이 세 가지가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은 당신이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마음들을 알뜰살뜰 챙기다 보면 당신에 대한 불편한 말들에 대해 좀 더 의연해 질 수 있을 겁니다.
한번은 아들 녀석과 자전거를 타다 아들의 자전거 체인이 빠진 적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잠시 멈추고 체인을 다시 끼어 넣어 주었습니다. 체인은 무사히 끼어 넣었지만 손에 기름이 묻었더군요. 비누로 손을 아무리 닦았지만 한 번에 지워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의식하지 않고 몇 일 동안 손을 닦다보니 자연스레 없어지더군요.
지금 당신의 불편한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불편한 마음을 한 번에 씻어내기는 어려울꺼예요. 하지만 편한 마음을 먹기로 마음먹고 다시 당신의 소소한 일상에 최선을 다해보세요. 그럼 어느 덧 당신의 불편한 마음은 희미하게 사라져 있을 것입니다. 한 번 해보시기 바라요. 그리고 당신은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