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와 가사 스트레스로 분노를 참지 못합니다

※ 본 글은 고민이 있는 직장인을 위한 글입니다. 필자가 회사를 다니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바라본 사례들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또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법한 사례들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했거나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저는 업무스트레스와 가사스트레스 때문에 스트레스성 불면증을 겪고 있는 직장맘입니다. 새벽에 두세 번은 계속 깨고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지고 이렇게 한 달 정도 지나니까 분노조절이 안 되서 이유 없이 직장동료들이나 남편에게 화를 냅니다. 화가 나면 뭐라도 먹어야 마음이 편해져서 폭식하는 습관도 생겼습니다.

스트레스성 불면증 때문에 자주 화가 나고 폭식증이 생기니까 일상생활이 완전 엉망이 되고, 몸도 완전히 망가져 버렸어요. 이런 제 상태를 보고 친구는 분노조절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을 하는데,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참 많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군요. 하나의 몸을 가지고 엄마로서 아내로서 직장인으로서 동시에 살아가는 건 정말 힘든 일이지요. 슈퍼맨이 따로 없는 거예요. 슈퍼맨은 그래도 애는 키우지 않았잖아요? 이 시대는 워킹맘에게 많은 다양한 역할을 맡깁니다. 워킹맘의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해요. 워킹맘들은 하루에 두 번 출근합니다. 회사로 한번, 집으로 한번. 집으로 출근 후에는 아이들 저녁식사부터 숙제검사, 빨래, 청소, 설거지, 공과금 납부 영수증 정리, 다음 달 이사 비용 정리, 명절 차례상 준비 걱정 등 해야 할 일들은 정말 끝이 없습니다. 물론 남편이 함께 한다고는 하지만 성에 차지는 않습니다. 하나라도(?) 제대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고민님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새벽에 잠도 못잘 정도로 얼마나 힘이 드시겠어요.


저도 상당 부분 공감합니다. 제 아이들이 올해 7살, 3살이에요. 아직 한창 손이 가는 때이지요. 그래서인지 저도 가끔씩은 집보다 회사가 편할 때가 있어요. 회사에선 적어도 애들을 보지 않으니까요. 집에서는 쉬는 것이 쉬는 것이 아니죠. 아이들과 놀아주기, 아이들 목욕시키기, 아이들 숙제 봐주기, 집안 청소하기, 빨래 널기, 쓰레기 분리수거, 현관문 신발 정리, 잡동사니 내다 버리기, 공과금 정리 및 납부하기 등 정말 아빠와 남편으로서 해야할 일도 끝이 없습니다. 언젠가 부터는 회사에 있을 때는 못 느끼던 스트레스를 집에서 느끼기 시작했어요.


그럼에도 고민님이 저보다는 훨씬 더 힘드실 것 같아요. 아이들은 아무래도 아빠보다는 엄마를 더 찾잖아요? 퇴근후 집에 계실 때 엄마로서 아내로서 근무를 계속해야 하는 현실을 저도 공감합니다.


자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하면 이 고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우선 분노를 느끼는 상황에서는 분노를 그대로 인정하세요. ‘아 내가 화를 내고 있구나. 내가 지금 앞에 있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있구나’ 하고 자각하는 것입니다.


이는 나의 감정을 한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것과 같아요. 심리학에는 ‘벽에 붙은 파리 효과(Fly on the wall effect)라는 개념입니다.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을 제3자가의 관점에서 관찰하는 것이지요.


그럼 나의 격한 그 순간 감정이 좀 더 안정된 상태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는 말이나 행동을 자제할 수 있게 됩니다.



다음으로는 그 분노의 감정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모든 분노감에는 그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감정은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은 그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그 감정을 선택하고 사용한다...중략...결론부터 말하자면 분노는 통제 욕구 충족, 승리 열정 고취, 상대에 대한 복수 그리고 자신 권리 보호 등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아들러의 감정수업, 게리 D. 맥케이·돈 딩크 마이어 지음』


분노를 느낄 땐 내가 그 분노감을 왜 느끼는 지 생각해 보세요. 분노를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말이죠. 단순히 화를 내기 위함인지,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방을 조정하기 위함인지, 상대를 이겼다는 기쁨을 맛보기 위한 것인지 말이죠. 또는 상대를 곤경에 처하게 하거나 당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일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 대한 내 분노감 표현 그 자체가 목적이라고 해보죠. 그런데 꼭 분노를 통하여 분노감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분노를 꼭 분노로만 표현할 필요는 없습니다. 꼭 소리를 치고 위협적인 행동을 보여야 분노감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분노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상대방은 당신의 분노를 이해하기 보다는 당신이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집중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죠. 대신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나는 지금 이런 상황에서 이러 이러한 생각이 들어. 그래서 내 감정은 지금 화가 많이 나고 있는 상태야’


말하는 방식이 차분하고 위협적이지 않아야 상대방도 더 잘 듣습니다. 자신의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해보려 노력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당신이 원하는 바이죠.


아무리 맛있는 전복이라도 당신이 날것 그대로 준다면 그것을 받은 이는 어찌할 바를 모를 것입니다. 수고스럽더라도 정성껏 발라 줘야 받는 이 역시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분노를 날 것 그대로 표현하면 상대방은 도망칠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같은 수준의 분노를 표현하게 될지도 모르죠. 요컨대 분노감을 인정하고 그 분노감을 잘 손질하여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연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평소에 스트레스를 꾸준히 배출하는 것입니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 가서 눈 흘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혹시 당신이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고민님 말씀처럼 남편이나 직장 동료들에게 툭하면 짜증과 화를 내는 이유가 그들의 잘못은 아니잖아요? 가사,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주위 사람들에게 풀어서는 안 되죠. 당신과 주위사람들 모두에게 좋지 않습니다. 결국 당신 홀로 남을지도 몰라요. 평상시 꾸준히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듯 평상시 당신의 스트레스를 꾸준히 배출해야 합니다. 저는 분리수거는 최소 3일에 한 번씩은 하려합니다.



그렇지 않고 나중에 한꺼번에 하려면 너무 힘이 들거든요. 그래서 저는 스트레스 배출도 3일을 넘기지 않으려 애를 써요. 아무리 바빠도 3일에 한번은 영화 한편보기, 책보기, 자전거 타기 중에 하나는 꼭 하려고 하지요. 그리고 평소의 아름다운 느낌, 행복한 느낌, 좋은 느낌은 되도록 많이 오래 간직하세요. 틈날 때 마다 되씹고 음미하며 그 행복함을 되도록 자주 즐기세요. 짜증스럽고 불편하고 괴로운 생각들은 그때그때 조금씩 마음 밖으로 내다 버리도록 합시다.


좋은 책을 읽어도 좋고 좋아하는 영화를 다시 한 번 봐도 좋습니다.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 수다도 떨어 보고 따뜻한 오후의 산책도 좋습니다. 마음에 드는 옷을 하나 사도 좋구요. 대신. 폭식은 당신의 몸과 마음 모두를 다치게 하는 안 좋은 스트레스 분리 수거법입니다. 음식을 폭식하는 대신 지금 밖으로 나가 따뜻한 햇볕을 온몸으로 과식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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