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이 되기.

남자: 문이 안 열려. 점수가 2.4라서.

여자: 미안해. 나도 지각이라서.

남자: 별 좀 줘 제발.

(여자는 모른 척 안으로 들어가고 문이 닫힌다)

남자: 이런 제기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 미러(Black mirror) 시즌 3중 에피소드 1> 중 한 장면이다.


모든 것이 SNS의 별로 평가되는 사회다. 별의 점수가 곧 계급이다. 별 평점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지고, 별 숫자에 따라 만날 수 있는 사람의 범위가 정해진다. 더 높은 별점을 받기 위해 더 높은 별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굽신거린다. 별이 곧 권력인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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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별 평점을 받기 위해 내 진실된 모습은 숨겨야 한다. 싫어도 싫다고 말하지 못하며 좋아해도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한다. 내가 고통받고 슬퍼하는 것들은 철저하게 숨겨야 한다. 내가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


난 행복해하는 모습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 행복해하는 모습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야 나 역시 행복해진 것 같으니까.


드라마지만 여운이 꽤 오래갔다. 지금 내 마음과 비슷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나 역시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것에 '좋아요'를 누르고 내가 싫어하는 것에 '싫다'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럼 사람들이 나를 찾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에게 관심이 생겨 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었다.

나에 대한 관심을 얻기 위해 그에게 관심을 주는 것이었다. 관심을 위한 관심, 일종의 관심 거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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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한 예능에서 한 말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


이 말의 의미가 자신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라는 존재가 되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 솔직하고 당당하게 하라는 의미로 생각했다. 누구와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닌 내가 내가 되는 것, 그것이 가장 어렵고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한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솔직하지 않은 행동은 결국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로는 내가 화가 나있고 비판적일 때 침착하고 유쾌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답을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중략)...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가면을 쓰고자 하는 것, 즉 마음속으로는 전혀 다른 것을 경험하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다르게 행동하는 것은 도움이 되거나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 < 진정한 사람 되기, 칼 로저스> -


오늘 하루, 그냥 내가 돼보는 건 어떨까?

그동안 내가 썼던 마스크가 있다면 잠시 벗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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