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내야 한다. 상사의 기분과 내 일을 구분하는 용기 말이다. 상사의 기분이 아무리 안 좋아 보여도 그것이 내일에 영향을 미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상사의 기분을 살피다 업무가 늦어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내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팀장님 기분이 안 좋아서 업무를 제때 마무리하지 못했어요”라는 핑계를 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사의 기분이 아무리 안 좋아 보여도 할 말은 해야 하고, 상사가 아무리 우울해 보여도 보고할 건 보고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상사 입장에서도 그런 똑 부러지는 부하 직원이 오히려 감정 정리에 좋다. 안 좋은 기분은 일을 하면서 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지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없다. 한 번에 많은 고민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큰 그림자가 작은 그림자를 덮는다”는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의 말을 떠올려보자. 그는 고민을 그림자에 비유했다. 작은 그림자가 큰 그림자에 덮이는 것처럼 작은 고민은 큰 고민에 묻힌다. 다른 고민, 다른 생각을 하다보면 문득 해결책이 떠오르기도 하고 자연스레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마음이 복잡할 때 운동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고민에서 잠시 떨어지기 위해서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상사가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고 해서 내버려 둔다면, 그가 고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상사의 기분이 아무리 안 좋아 보여도 적당한 타이밍에 찾아가 업무 보고를 하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다가가 말을 시키는 것은 상사가 자신의 기분에서 잠시 벗어날 기회를 주는 일이면서 동시에 나는 내 일을 하게 되는 셈이다.
만약 상사가 필요이상으로 짜증을 내거나 부정적 피드백을 준다면? 어쩔 수 없다. 어쨌거나 나는 할 일을 했으니 말이다. 상사가 개인적인 일로 기분이 안 좋다면 그건 그의 문제지 당신 때문이 아니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당신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사라면 상사의 잘못이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상사의 기분을 참고할 수는 있어도 상사의 기분에 좌지우지되어서는 안 된다. 당신은 상사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회사에 왔으니 말이다. 상사로부터의 감정 독립.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다.
상사 눈치가 보일땐 이런 생각을 해보자.
'팀장님 기분이 안 좋아 보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뭐. 나도 내 일을 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