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알고 지내야 할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야 하지?’
모든 조직이나 사회가 그러하듯 회사 역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지요. 문제는 사람들과 얼마만큼의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야 하냐는 것입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생각해 보면 좋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사원들에게는 말이죠. 신입사원분들의 고민을 상담하다 보면 이런 고민이 많더군요.
”회사에 또래가 없어요 다 과장님이에요 “
”회사 팀원분들과 얼마나 친해져야 할지 모르겠어요 “
”어떻게 하면 예의가 있으면서도 선배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
”회사에서 동기 말고 선배사원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
신입사원분들은 일단 선배들과도 잘 지내고 싶어 하시는 욕구가 있는 것 같아요. 맞나요? 물론 전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은 그런 욕구를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는 이런 제안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부탁을 해라 “
‘엥? 이게 무슨 소리지?’ 하시는 분들이 꽤 계실 것 같습니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부탁을 할 것이 아니라 부탁을 들어줘야 할 것 아니야?‘ 하고 말이죠. 물론 그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부탁을 들어주면 그 사람의 호감을 얻을 수 있겠죠. 그런데 누군가에게 부탁을 함으로써 그 사람의 호감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Benjamin Franklin effect)입니다. 쉽게 말하면 당신이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어주면 당신이 호의를 베풀어준 그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현상을 말합니다.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미국의 정치인이었습니다. 주의회 의원이었던 시절 관계를 개선하고 싶었던 다른 정당의 A의원이 있었습니다. A의원에게는 구하기 어려운 책이 한 권 있었다고 하네요. 이를 알게 된 프랭클린은 A의원에게 편지를 씁니다.
”A의원님, 듣기로 그 책을 한 권 소장하시고 계시다 들었소. 괜찮다면 그 책을 나에게 좀 빌려 줄 수 있겠소? “
이 편지를 받은 A의원은 잠시 고민하다 책을 빌려 주었다고 해요. 프랭클린과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기는 했지만 책 한 권을 빌려주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생각했기 때문이죠. 재미있는 현상은 여기서 발생합니다. 이후 A의원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약간 불일치됨을 느낍니다.
’ 이상하다. 나는 평소 프랭클린에 대해 호의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책을 빌려 줬네. 내가 실은 프랭클린에 대해 호의를 가지고 있었던가?‘
즉, 평소 생각과 실제 행동의 모순을 느낍니다. 이를 심리학적 용어로 인지적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불일치된다고 느끼면 불편감을 느낍니다. 평소 어려운 사람을 많이 도와야 한다고 외치고 다니던 사람이 육교 위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게 된다면 심리적 불편감을 겪는 이유입니다.
인지적 부조화 상태가 되면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키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생각을 바꿀 수도 있고요. 행동을 바꿀 수도 있지요. 보통은 생각을 바꿉니다. 행동을 바꾸는 것보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쉽기 때문이죠. A의원도 생각을 바꾼 것이죠.
’ 나는 내가 평소 프랭클린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생각했지. 그런데 내가 아끼는 책을 빌려 줬어. 실은 내가 평소 프랭클린을 좋게 생각했던 것 같아 ‘
거짓말처럼 이후 프랭클린과 A의원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어서 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도 물론 좋은 방법입니다. 반대로도 해보세요. 프랭클린처럼요.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누군가의 호감을 얻고 싶다면 그 사람에게 부탁을 해보는 겁니다. 단 가벼운 부탁이면 좋겠네요. 너무 과한 부탁이면 상대방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테니 말이죠.
”선배님, 이따 점심 약속 있으세요? 없으시면 저희 동기들이랑 점심시간 한 번 내주시면 어때요? “
”대리님, 대리님께서 주로 이용하시는 그 쇼핑몰 링크 좀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저도 한 번 구경하고 싶어서요 “
”과장님, 시간 되실 때 저녁 시간 한번 내주시면 안 될까요? 회사 근처에 핫(hot)한 맥주집이 생겼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