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잠 못 드는 인사"

새해의 목표

by HRer B

요즘 도통 잠이 오지 않는다.

인사팀장으로서 하루를 마무리하기엔 생각이 너무 많다.


AI 시대의 한복판에서,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가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

방향을 잃은 건지, 아니면 아직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길 위에 서 있는 건지.

요즘의 불안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에 대한 걱정이라기보다,

'내가 해오던 방식의 HR이 더 이상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가깝다.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보며 기술의 진보에 대해 감탄만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AI는 연구소와 일부 산업의 이야기라 여겼고

HR은 여전히 사람과 제도, 조직문화의 영역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AI는 HR의 언어로 들어왔다.

채용, 평가, 보상, 육성, 조직 진단까지...

이제는 '사람을 이해하는 일' 조차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전제로 논의된다.


최근 2~3년의 변화는 솔직히 버겁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생성형 AI, People Analytics, 자동화...

어떤 날은 업무에 써야 할 것 같아 조급해지고, 어떤 날은 '과연 여기까지 배워야 하나'라는 회의가 든다.

불안한 마음에 인스타그램을 넘기고, 유튜브를 보고, 관련 기사를 찾아보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 있다.

무언가를 붙잡고 나아갔다기보다, 변화의 파도에 떠밀려 다닌 느낌만 남는다.


세미나와 컨퍼런스에 가면 숨이 막힌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발표되는 AI 기반 HR 사례들.

이미 현업에 적용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자동화된 프로세스, 정교하게 설계된 AI 모델.

격차는 숫자가 아니라 체감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를 맞으며 하나는 분명해졌다.

두려워도 그냥 하자는 것. Do it scared.


완벽하게 이해한 뒤에, 확신이 생긴 뒤에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았다.

지금 필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이동'이라는 걸 인정하기로 했다.

조금 느려도, 조금 헤매도 가만히 서 있는 것보다 한 발이라도 내딛는 것이 낫다.

불안은 뒤처짐의 신호가 아니라 변화의 중심에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오늘도 여전히 잠은 쉽게 오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두려움이 아닌 결심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르다.

AI 시대의 한복판에서 나는 도망치지 않고 들어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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