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전체가 새해 인사를 나누고 시무식을 마치면,
조직은 자연스럽게 '올해의 목표'와 '새로운 계획'으로 시선을 옮긴다.
회의실에는 올해의 전략이 적히고, 메일함에는 신년 계획이 쌓인다.
하지만 인사팀의 시간은 그때부터 조금 다른 속도로 흐른다.
인사팀에게 1월은 새해의 시작이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13월이다.
특히 급여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1월은 가장 바쁜 달이다.
연말 휴가, 공휴일을 반납하고 출근하는 날도 드물지 않다.
누군가는 이미 다음 해를 이야기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전년도 숫자와 씨름하고 있다.
12월 급여 정산, 12월 말 퇴직자 정산, 연차수당 정리, 퇴직연금 정산, 연말정산까지...
하나라도 어긋나면 구성원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업무들이 줄을 잇는다.
급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한 사람의 한 달, 한 가정의 계획, 그리고 회사에 대한 신뢰가 담긴 결과물이다.
그래서 인사팀은 늘 마지막까지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판단은 허용되지 않는다.
작은 실수 하나가 회사 전체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평가와 성과급이라는 또 다른 13월의 과제가 더해진다.
평가가 전년도 12월에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1월로 넘어온다.
평가 결과에 따른 성과급 지급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모든 회사가 1월에 이를 마무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시기가 언제든, 그 무게는 인사팀이 고스란히 떠안는다.
평가결과를 설명하고, 질문을 받고, 때로는 감정을 마주해야 하는 역할 역시 인사팀의 몫이다.
조직의 대부분이 '이제 새해다'라고 말할 때, 인사팀의 얼굴에는 아직 전년도의 흔적이 남아 있다.
숫자와 마감 일정, 미처 끝내지 못한 정산 리스트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마음은 이미 지쳤지만, 손은 멈출 수 없다.
누군가는 새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누군가는 그 출발선이 흔들리지 않도록 뒤에서 묵묵히 정리하고 있는 셈이다.
인사팀의 13월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성과처럼 박수받는 일도 아니다.
하지만 이 시간이 있었기에 조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새해를 시작할 수 있다.
급여가 제때 지급되고, 퇴직 정산이 깔끔하게 마무리되고, 평가와 보상이 큰 혼란 없이 이어진다.
'아무 일 없었다'는 그 결과 자체가 인사팀에게는 가장 큰 성과다.
어쩌며 인사팀의 1월은 조직의 안전벨트 같은 시간인지도 모른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반드시 필요하고 사고가 나지 않게 조직을 지탱한다.
그래서 인사팀은 오늘도 13월의 달력을 넘기며 생각한다.
이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새해가 시작된다고.
1월 1일에도 출근해 늦게까지 고생한 우리 팀 담당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