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HR 관련 컨퍼런스에서 AI 시대에 신입사원 채용에 대한 강연자들의 의견이 흥미로웠다.
"신입사원이 하던 일의 상당 부분을 AI가 이미 대체하고 있다.
비용 대비 효율을 생각한다면 이제 신입을 뽑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기업은 이윤만 추구하는 조직이 아니다. 사회적 가치와 고용 창출에도 책임이 있다."
AI가 일의 방식을 바꾸면서 인사팀에는 새로운 질문이 생겼다.
"이제 신입사원 채용이 꼭 필요한가?"
자동화와 생성형 AI가 보고서를 만들고, 코드를 짜고, 고객 응대까지 수행하는 시대다.
숙련자 한 명과 AI 몇 개면 과거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그러니 신입을 뽑아 긴 시간 투자해 키우는 방식이 비효율처럼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신입 채용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다.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경력직, 혹은 프로젝트 단위 외주와 프리랜서를 선호한다.
단기 성과만 보면 합리적인 선택이다.
교육 비용은 줄고 리드 타임은 짧아진다. AI 도입 효과도 빠르게 체감할 수 있다.
하지만 HR 관점에서 이 질문은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
"신입을 뽑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신입사원이 사라진 조직은 어떤 모습이 되는가"라는 질문으로 말이다.
신입사원이 조직에서 해온 역할은 단순히 업무 처리만이 아니었다.
신입사원은 조직의 언어를 배우는 사람이고 동시에 조직이 스스로를 설명해야 하는 대상이다.
"왜 이 일은 이렇게 하나요?"라는 질문 앞에서 조직은 자신이 당연하게 여겼던 관행을 돌아본다.
이 과정이 사라진 조직은 효율적일 수는 있어도, 점점 질문을 잃어갈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지점은 조직의 지속성이다.
신입 채용을 멈춘 조직은 당장은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3년, 5년 뒤를 보면 중간 허리가 사라질 것이다.
문화와 맥락을 온전히 이해한 인재는 부족해지고, 리더십 파이프라인은 끊어질 것이다.
AI는 대체할 수 있어도 조직의 기억과 관계를 대신 축적해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대규모 공채로 신입을 뽑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AI 시대의 신입 채용은 방식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 모든 직무에 신입을 배치할 필요는 없다.
* 반복 업무 중심 직무는 AI와 자동화로 전환하고 문제 정의, 기획, 해석이 중요한 영역에 신입을 배치한다.
* 교육도 '업무 숙련'보다 'AI와 함께 일하는 법', '질문하는 법', '맥락을 이해하는 법'에 초점을 둬야 한다.
즉, 이제는 신입사원은 더 적게, 하지만 더 전략적으로 뽑아야 한다.
AI를 쓰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AI와 함께 성장할 사람을 뽑는 것이다.
AI 시대에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 조직은 당장의 효율은 얻을지 몰라도 미래의 선택지를 줄인다.
반대로 신입을 무작정 늘리는 조직도 위험하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의도다.
이제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고 싶다.
"AI 시대에도 신입을 뽑을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조직은 어떤 미래를 위해 어떤 신입을 남겨두고 싶은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