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아이와 자전거방에 다녀왔다.
진작에 얻어두었던 자전거를 타 보기로 했다. 보조 바퀴를 달고 자물쇠를 샀다. 신나고 어리둥절한 아이를 자전거에 앉혔다. 가자!
"처음엔 못 타유." 주인아저씨가 말했다.
저는 몇 시간 만에 탔는걸요, 제 아들이에요. 라는 뜻으로 씨익 웃어 보였다.
어어? 왜 못 타지?
아이는 평지에서도 페달을 힘주어 밟지 못했다. 발을 떼거나 거꾸로 감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밟아야지, 뒤로 하지 말고. 그러면 아이는 페달을 쳐다보느라 고개를 숙였다. 자전거가 한쪽으로 기울었다. 앞을 봐야지, 앞을. 아이의 등을 미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안 탈래."
아이는 멋쩍은 얼굴로 자전거에서 내렸다.
"그래, 그만 타."
아이는 저만치 앞으로 뛰어갔다. 날래고 가벼운 몸짓이었다. 자전거를 왜 못 타지? 영 소질이 없나? 킥보드 처음 탈 때도 그랬었지, 생각하며 자전거를 끌고 갔다.
다음 날 아내가 영상을 보냈다.
아이가 자전거를 탄다. 느리고 평화롭다. 날 때부터 탈 줄 아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이따금 뒤를 돌아보며 웃는다. 뭐라고 이야기한다. 그때마다 자전거가 기울지만 곧, 바로 잡는다. 15초짜리 영상이 영화 같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듯 가슴이 뜨겁다. 어떻게 된 거야?
"그냥 타던데?"
다음 날에 아이는 느리고 크게 커브를 그렸다.
그다음 날 아이는 밀어주지 않아도 출발할 수 있었다.
주말에 아이는 처음으로 넘어졌다.
느리지만 배우고 있다.
자전거를 타는 법도, 아빠가 되는 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