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냐고 묻는다면 그런 것 같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꿈이란 결국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ㅡ
생각보다 빨리 읽어 버렸다.
하루키의 처녀작이다. 1979년에 쓴 소설이다. 내 친구들이 태어난 해이다.
41년이 지났다.
하루키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20년 동안 이 소설만큼은 읽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읽어야지 하루키 월드의 시작인데 당연히. 이상하게 이 책은 읽지를 못하겠어. 이번에야말로 읽어야지. 더는 미룰 수 없어. "기사단장 죽이기"를 끝내고 말았어 초기 하루키를 읽어야 하지 않을까...... 매번 다른 이유였을 것이다. 한 가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41년 전에 나온 소설을 (개인적으로) 20년 만에, 마침내 읽고 말았다.
두 시간이나 걸렸을까.
'작가의 말ㅡ부엌 테이블에서 태어난 소설'을 남겨 두었다.
두 가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커피를 다 마신 후 '작가의 말'을 읽고 다시 처음부터 읽을까, '부엌 테이블에서 태어난 소설'을 남겨 두었다가 20년 후에 읽을까.
어떻게 하든 나쁘지 않고 조금도 중요하지 않을 일이다. 어쨌든,
역시 좋았다.
역시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고, 이렇다 할 갈등도 없었다.
역시 야했지만, 들떠서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샤워를 하고 침대에 걸터앉아 맥주를 마셨다, 하는 식의 어조.
역시 공허했지만, 한편 적당히 가득했다. 그래서 '다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다음을 생각하는 한 희망이 있다. 그래서,
역시 희망적이다.
#무라카미하루키 #바람의노래를들어라 #소설 #꿈에대한 #공허한 #희망의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