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as et al. (2023)
단순한 손길이 어떻게 관능적 애무로 승화될까? 〈Touch neurons underlying dopaminergic pleasurable touch and sexual receptivity〉라는 논문 제목을 보았을 때 이런 호기심이 자극되어 들뜬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이 연구에서 사부어(Ishmail Abdus-Saboor) 연구팀의 엘리아스(Leah J. Elias)는 타자의 접촉(social touch)을 피부에서 받아들여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뉴런을 특정했다. 그것은 털이 있는 피부 (hairy skin) 쪽으로 가지를 뻗은 Mrgprb4 뉴런(Mrgprb4라는 유전자를 발현하는 감각 신경세포)이다. 이 뉴런은 가벼운 어루만짐에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연구로 교미 도중 NAc(nucleus accumbens, 측좌핵)에서 도파민이 분비되는 데 필요할 뿐만 아니라 암컷이 수컷의 구애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특정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암컷 생쥐의 등 쪽에 있는 Mrgprb4 뉴런을 광유전학적 자극으로 흥분시켜 보면 NAc에서 도파민 분비가 증가하고(VTA(ventral tegmental area, 복측피개영역)에서 NAc로 도파민을 분비하는 것은 성적 쾌감과 연관 있다), 등을 구부려 낮추는 로도시스(lordosis, 전만 자세)가 유도된다(아래 영상).
실험군 영상:
대조군 영상:
이 연구의 또 다른 중요 데이터는 LQ 실험(lordosis quotient assay)에서 나왔다.
발정기에 있는 암컷 생쥐는 첫 교미 경험 후에 수컷 생쥐의 교미 시도를 더 잘 받아들인다. 이를 성적 수용성(sexual receptivity)이 증가했다고 표현한다. LQ 실험에서는 암컷 생쥐가 수컷 생쥐의 마운팅(mounting, 교미를 위해 올라타려는 행동) 시도에 몇 퍼센트나 로도시스로 응했는지로 성적 수용성을 측정한다. 보통 암컷 생쥐에서는 이렇게 수치화한 LQ 값이 첫 교미 경험 후 다음 교미에서는 증가하는데, 유전학적 기술로 Mrgprb4 뉴런을 없애버린 암컷 생쥐에서는 이 값이 반대로 뚝 떨어졌다. 로도시스 자세를 아예 못 취하는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늘었다.
저자들은 이 결과들을 근거로 Mrgprb4 뉴런이 어루만짐(touch)으로 인해 생기는 좋은 정서적 느낌(affective sensation)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논의하고 있다. 시나리오는 이러하다. 첫 교미에서 암컷 생쥐가 Mrgprb4 뉴런의 매개로 인해 정서적으로 좋다는 느낌을 많이 받으면 추후에 더 많은 교미를 하려 하고(LQ 값 증가), 반대로 Mrgprb4 뉴런이 제거되어 좋다는 느낌 없이 마운팅 행동을 겪으면 다음번부터는 교미를 싫어하게 된다는 것이다(LQ 값 감소). 앞서 보았듯 이 뉴런이 로도시스 행동 그 자체를 매개하는 것은 아니면서,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작동시키기 때문에 일리 없는 의견은 아니다.
그러나 정서적으로 좋다는 느낌의 생물학적 지표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확실히 그러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수컷 생쥐는 암컷 생쥐와 달리 Mrgprb4 뉴런이 자극받는 것에 대한 선호(preference)가 없는데, 앞의 의견대로라면 '어루만짐으로 인한 좋은 정서적 느낌'을 수컷 생쥐가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상한 해석이 나온다. 물론 다른 방식으로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가능성들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생쥐의 마운팅 행동은 사람의 부드러운 애무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평상시에 서로의 몸을 핥아주는 알로그루밍(allogrooming)이 더 그것에 가까울 텐데, 생쥐에게 이는 관능적(sexual/erotic)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Mrgprb4 뉴런이 알로그루밍에는 어떻게 반응하는 것인지 하는 작은 궁금증이 인다. 그리고 서로의 몸을 핥아주는 게 사람에게는 왜 에로틱한 것인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논문
Elias, L. J., Succi, I. K., Schaffler, M. D., Foster, W., Gradwell, M. A., Bohic, M., Fushiki, A., Upadhyay, A., et al., & Abdus-Saboor, I. (2023). Touch neurons underlying dopaminergic pleasurable touch and sexual receptivity. Cell, S0092-8674(22)01577-X. Advance online publi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