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권력, 그리고 죄책감의 임금, 세조
어제 어린 조카를 몰아내고
왕이 된 ‘세조’ 이야기, 기억나니?
오늘은 그 세조 시절의 이야기를 해 줄게.
세조는 세종대왕의 둘째 아들로,
어릴 적 이름은 수양대군이었어.
똑똑하고 결단력이 뛰어났지.
글도 잘 짓고,
운동도 잘해서 활도 잘 쏘았단다.
무엇보다 나라를 바로잡고,
왕의 힘을 키우고 싶다는 뜻이 컸지.
왕이 된 뒤, 세조는
조선이라는 나라를 새롭게 다듬기 시작했어.
가장 먼저 한 일은 법을 정비하는 일이었지.
지방마다 달랐던 규칙을 하나로 모으고,
백성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리했단다.
이렇게 만들어진 책이 바로 경국대전이야.
훗날 이 책은 조선을 움직이는 중심 법이 되었지.
또, 세조는 지도를 새로 그리게 했어.
조선 땅의 모양을 정확히 알아야
길도 잘 닦고,
세금도 더 공평하게 거둘 수 있으니까.
그리고 불교 경전도 한글로 바꾸게 했단다.
아무리 좋은 말도 어려운 글자로만 쓰면
백성들이 알 수 없잖아.
그래서 “한글로 쉽게 풀어야지” 하고
‘간경도감’이라는 특별한 곳을 만들어
그곳에서 경전의 내용을 훈민정음으로 쓰게 했지.
세종이 만든 우리나라 글자를
세조도 참 잘 활용한 셈이야.
그 밖에도 누에 치는 법과 관련된 책도 훈민정음으로 쓰고,
백성들에게 바른 마음을 알려주는 책도 만들었단다.
하지만 이런 세조에게도 단점이 있었어.
바로, 쓴소리를 듣는 걸 싫어했다는 점이야.
그래서 자기 말을 잘 따르고,
좋은 말만 해주는 신하들만 예뻐했지.
그런 신하들만 남은 나라는 점점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어.
세조를 도와 왕이 되게 해준 신하들—
한명회, 신숙주 같은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상의하고,
자기들끼리 모든 걸 정했단다.
나라 살림도, 사람을 뽑는 일도
점점 그들 위주로 돌아갔지.
세조는 백성보다
자신을 따르던 신하들을 더 챙기게 되었고,
그들은 제 배를 채우기에만 바빠졌단다.
그러자 백성들과 지방 신하들 사이에서
원망이 커졌지.
결국 ‘이시애의 난’이라는 큰 반란이 일어나
세조의 자리를 위협했단다.
하지만 세조는 그 반란도 끝내 진압했어.
그 무렵, 백성들 사이에서는
어린 조카를 몰아내고 왕이 된 세조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어.
단종의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
세조의 아들, 의경세자를 괴롭혀 죽게 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세조의 꿈에도 나와 세조도 병이 났다는 소문이 떠돌았단다.
정말 꿈에 나타났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세조의 건강은 날이 갈수록 나빠졌지.
더는 버틸 수 없었던 어느 날,
세조는 이렇게 말했단다.
“이제 이 왕관을 내려놓자.”
그는 스스로 왕의 자리를 물려주었어.
그리고 둘째 아들 예종이 왕이 된 다음 날,
조용히 눈을 감았단다.
자기 무덤은 검소하게 지어달라고 했고,
마지막은 담담하게 떠났어.
○○야,
세조는 나라를 정비하고 법을 만들며
큰일을 한 임금이었지만,
자신의 잘못과 책임 앞에서
끝까지 자유로울 수는 없었단다.
그래서 그를 몰아내려는 반란도
여러 차례 일어났었어.
마음속 깊은 죄책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
힘을 가지는 것과,
마음이 평안한 것 중에서
우리 아가는 어떤 걸 더 소중히 여길까?
그게 무엇이든,
○○의 선택을
엄마와 아빠가 늘 응원한단다.
포근한 이불속에서
오늘도 좋은 꿈 꾸렴.
잘 자, 우리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