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아가리

by 이소해

불안은 나와 함께 있었다. 마음 한 구석에서 숨을 죽이고. 마치 입을 벌리고 먹잇감을 노리는 악어거북처럼. 그렇게 숨 죽이며 나와 함께 있었다.


다른 사람과 웃고 떠들고 일상적인 순간에도, 어디 여행을 가서 새로운 풍경을 볼 때도, 맛있는 음식과 술을 걸칠 때도 조차도 늘 함께. 그래서 순간순간, 다른 사람과 대화 중에 잠깐 공백이 생길 때, 여행지에서 잠깐 사색에 잠길 때 숨 죽이고 기회를 엿보고 있던 불안은 나를 놓치지 않고 집어삼킨다.


지금이 이럴 때야? 하고 말을 거는 것만 같다.


이 불안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막연한 미래일까.

확정되지 않은 미래, 모든 것이 다 망해버릴 것만 같을 때, 희망이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을 때. 예측할 수도 예상할 수도 없는 미래를 대비하고자 행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정이 최선이라도 결과는 최악이 될 수 있음을 알기에.


두 눈이 질끈 감긴다. 버겁다. 삶이 너무 버겁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주저앉아서 다 망해버릴 것만 같은 삶에 짓눌려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진다. 아가리를 벌린 불안에 결국은 집어삼켜져서 나를 지탱하던 바닥이 다 무너져서 내 육체가, 정신이 한없이 밑으로만 추락하는 것만 같다. 바닥. 여기서 더 내려갈 수 없다고 생각한 바닥 밑에도 더 밑바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버려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삶은 왜 이리도 버거운 것일까.


그러나 어두컴컴한 미래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해도, 불안이 벌린 아가리에 잡아 먹혀 한 없이 어두운 바닥에 갇혀 있다 하더라도 가만히 있으면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아서. 너무 잘 알아서.

잠깐 혹은 꽤 오래 울면서 주저앉아 있더라도 결국에는 갈기갈기 찢어져 형태조차 알아볼 수도 없을 것 같은 나를 한데 뭉뚱그려 품 안에 한가득 끌어안고 한 발을 또다시 내디뎌본다.


아가리를 벌린 불안과 함께. 어떻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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