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있을까?
전에도 쓴 적이 있는데 '전업주부' 그 이름 마음에 들지 않다. 내가 이 브런치에 전업주부 관련된 글을 쓰기도 하고 내 소개에서도 '지금은 전업주부입니다'라는 글을 썼었다. 솔직히 '삭제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내 글을 많은 사람들이 보지도 않겠지만 누군가 내 글을 본다면 그들은 누구일까?
그중 전업주부들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 진짜 마음이 짜증의 연속인 시절들이 있었다. 아기도 어렸고 나도 서툴렀고 그랬을 때 내가 어디서 속이 풀렸나 생각해 보면, 누군가의 솔직하게 쓴 글에서 위로를 받았다. 교훈적이지도 않았고 솔직해서 (나만 이런 멍청이 같은, 나쁜, 더러운 생각들을 하는 게 아니구나) 위로를 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전업주부라는 타이틀로 쓴 글들을 정리하지 않았고 소개글에도 수정하지 않았다.
나와 비슷한 감정을 지나고 있을 그 누군가들에게 작은 위로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
굉장히 외향적인 엄마들도 있고, 내성적인 엄마들도 있고, 공부나 배움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고, 사교적인 이들도 있고, 문화(문학) 작품들을 통해서 공감과 해소를 하는 사람도 있을 터이고 운동으로 충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나와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면 내 글들이 조금은 '토닥토닥'이 되고 조금은 시원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_ 왜 엄마들은 워킹맘과 전업맘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누는가?
: 일단 티를 안내도 그렇게 대화를 시작하는 엄마들에게는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 소개의 방식도 다양할 텐데.. 배려와 헤아림이 있을 텐데..(뚝뚝..) 나는 그러한 시간을 수년동안 보내왔다. 생각해 보면 이러한 소개들은 이전에는 어떤 회사를 다니는지, 이전에는 어떤 학교를 다니는지 이런 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들 속에서 내 진짜 모습, '너머'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_굳이 보여주지 마세요.라고 답하고 싶다. 어차피 궁금해하지도 이해도 못할 테니. 사람은 다양하고 많으니까 언젠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만났을 때 그때 이야기하셔도 됩니다.라고 답변하고 싶다.
_예전에 어떤 취미가 비슷한 사람끼리의 모임에서 결국 말이 길어지니 취미에 대한 이야기보다 워킹맘들은 회사에 대한 힘듦을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고 공감도 덜 되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그런 분위기로 몰아가니 나중에는 그 모임에 호감이 떨어져서 나오게 되었다. 그 취미로 모였으면 그 콘텐츠가 주가 되어야 할 텐데 말이다. 전업주부들도 다양해서 또 워킹맘을 적대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제발 그러지 말자. 우리는 서로 협력해야 할 아이의 엄마다..라는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예의를 지키며 거리를 두고 지내면 억울하고 서운할 필요 없지 않을까 싶다. 워킹맘과 전업맘의 위치는 어느 날 한 순간에도 스위치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_ 나만 힘든 사람들. 을 대할 때
세상에 '나만 힘든'경우가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세상은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고난의 연속이다.. 누구만 세상편하고 누구만 고난스럽진 않겠지.. 하나의 좋은 점이 있으면, 하나의 나쁜 점도 있더라. 내가 한 때 '나만 힘들다고 생각했을 그 시절'에 제일 스스로를 비참, 비굴하다고 생각해서 그 깊은 우물 같은 곳에 빠져있을 때 '원망'의 늪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했다. 중요한 건 타인이 나를 구해줄 것 같지만 그 도움조차 없거나 (도움의 손이 있더라도) 들리지 않거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그 시절 문학작품들이 도움이 되었고, 신앙과 아이의 눈이 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_ 나만 힘든 사람들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힘듦에 '공감'이 어려운 편이다. 공감할 것 같지만 '너도 힘들었겠지만 나는 더했어' 이런 식이거나 정서적 공감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인지적 공감은.. 글쎄.
그러니 모든 것을 오픈할 필요는 없다. 글쓰기나 운동 등 다른 나만의 방식으로 그 해소점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_ 한 때 전업주부라는 타이틀이 나는 좋아하지 않았고, 워킹맘 앞에서 속으로 쭈그러졌고, 아이들을 너무 케어 잘하고 여러모로 역할들을 팔색조처럼 해내는 전업주부들 앞에서 더 쭈그러져서 그 주름이 가득했던 시절도 있었던 나는(내 생각에) 그때의 나보다 단단해졌다.
'whatever' 어쨌든 어떤 옷을 입든 나는 나다.
내가 여름옷을 입든, 수영복을 입든, 코트를 입든 나는 나이고 이 모습도 그럭저럭 괜찮지 않을까.
남들이 생각하는 기준 잣대에 나를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기보다 내가 생각한 그 멋진 모습에 나를 조금 더 진하게 응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놀이터에 가기 싫은 엄마들도 있을 테고, 이런저런 모임들이 싫은 엄마들도 있을 것이고,
조용하고 내성적인 학생이 성장을 하여 조용한 남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어느 정도는 사회성이 활발해질 수 있지만 갑자기 극 외향적으로 변하지 않겠지?
세상 사람들은 너무 다양하다. 그 다양한 사람 중 나도, 너도 한 사람일 뿐이다.
이 글을 쓰다 보니 가끔 오는 '전업주부' 단어에 대한 내 비호감도 줄어드는 것 같은 신기한 기분이다.
오히려 당당해진다.!
(당당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당당할 사회분위기도 아니었던..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 글을 보고 있는 그대도 힘내시길요!
ps.
가끔 어떤 댓글, 기사 등을 보면 답답할 때가 있다. 전업주부가 문제인 걸까? 어디서 보면 전업주부가 한량인 것처럼 떠들어대는 글들을 볼 수 있었다. 아쉬운 관점이다. 그렇게 분류해서 모든 사람들을 매도하는 것은...
그냥 그 사람이 별로인거겠지.
그저 마음에 들지 않는 그 '태도'에 대해서만 비판해도 괜찮을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