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와 부성애는 그 무게가 다른가
부부들 모임의 대화였다.
남편들은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가정에 대한 '능동적'인 의식이 결여되어 보였다.
특히 아이(들)가 있는 가정이다 보니 그런 부분이 부부만 살 때보다 아이를 낳은 뒤에는 더욱 드러나게 마련이다.
모성애와 부성애를 뜻을 찾아보면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아버지의) 본능적인 사랑'이라고 나온다. 그러나 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성'은 대단하기 때문에 '부성'이 이길 수 없고 따라갈 수 없다는 식의 대화가 이어진다.
언뜻 보면 모성을 찬양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렇지 않다.
모성과 부성은 동등하다. 다만 '모성애'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 것 같고 모성애라는 글자에 그 무게감을 두둑하게 실어서 전달하는 기분이 든다. 모성애와 부성애의 무게감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을 이끌고 아이를 키우는 데에 있어 '책임감'의 문제 아니가. 이게 '네' 업무를 도와주는 입장이 아닌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끌어나가고 서로 역할을 주체적으로 찾아가고 맡는 모습 아닌가 싶다.
그래서 가정에서는 당연히 싸울 수 있고, 의견을 조율하는 게 기본일 것이다.
물론 가정마다 모성애가 아예 없는 집도 있을 것이고, 반면 부성애가 넘쳐나는 집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삶은 현실이다. 머릿속에만 펼쳐지는 그런 그림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저변에는 '책임감'이 분명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이 그저 모성애로 부성애로 발현되는 것일 거라 생각한다.
엄마는 집안에서 아이에게 따뜻한 밥을 해주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남편에게 다정한 모습.. 그리고 아빠는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우리를 위해 고생하는 그 이미지와 전형적인 문구는 어디서 나왔을까.
시대는 달라졌고 맞벌이인 가정, 그리고 일하는 엄마 전업아빠도 있을 테고 다양한데.. 다양한 변화 속에서 그저 '책임감'으로 내 삶과 몫을 대하는 태도를 갖고 행동하는 게 가장 기초이며 변하지 않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