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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젼 Feb 16. 2022

드라마에 진심인 나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인 '드라마'에 대하여

출처 : unsplash @Bruna Araujo

어릴 때부터 나는 TV를 좋아했다. TV의 모든 프로그램을 좋아한 건 아니고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했다. 부모님이 바쁘신 것도 있고, 집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집에 있는 것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그때부터 좋아했던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거 같으니.. 과장을 조금 더 더해서 약 30년의 세월의 내 친구였던 것 같다. 


드라마를 왜 좋아하는지를 물어본다면, 우선 좋은 드라마를 봤을 때는 좋은 영화, 책을 읽은 것과 마찬가지고 내게 길고 긴 감동과 여운을 주었다. 영화는 길면 2시간이 넘었지만 드라마의 경우 대부분이 10부작 이상이다. 그러면 적어도 10~24시간의 시간 동안 시청자와 함께 하기 때문에, 그 긴 시간 긴 호흡으로 함께 한다. 보통 수개월의 시간을 함께 하기 때문에, 때로는 드라마를 생각하면 드라마 내용이 기억날 때도 있지만 내 사적인 시간들이 더해져 같이 추억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가을 동화>라는 드라마는 내게 이런 추억이 함께 한다. 중학교 때 동네 공공 독서실에 다니곤 했는데, 그곳을 관리하시는 할아버지가 있는 사무실에 TV가 있었는다.  <가을 동화>가 시작할 때면 그 소리가 사무실 틈새로 흘러나와 '아 집에 가야겠구나'라는 설렘을 내게 불러일으켰던 그 학창 시절과 함께 기억된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드라마가 할 때에는 내가 방학 때 수원으로 축제 자원봉사 활동을 다니던 시절이 기억난다. 아침에 긴 시간 지하철을 타고 수원역에 내려 편의점에서 커피 하나 사서 먹으며 봉사활동을 가던 그때 그 아침의 시간. 그리고 드라마 하기 전에는 집에 딱 도착해있고 싶어 했던 그 더운 여름날 내 설레고 바쁘고 즐거웠던 시간과 함께 남아있다.


물론 내가 모든 드라마를 좋아하거나 본 것은 아니다. 드라마를 통해서 내가 받았던 좋았던 몇몇 기억들이 있기 때문에 드라마를 계속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다. 우선 내가 좋아하지 않는 드라마는 일일연속극, MBC 주말 저녁 드라마, 공포, 사극 등이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정말 '잘 만들어진 작품'들은 보게 되는 경험이 생길 때 내 이런 선입견도 깨지게 된다. '나는 이런 종류의 드라마는 싫어해'라는 내 고집은 정말 재밌는 작품이라는 것과 만나면 그 생각이 깨지면서 내 경험은 더 풍성해진다. 

예전에 '해를 품은 달'이라는 드라마가 했을 때였다. 나는 일단 한복 입고 옛 시대 배경이 나오는 드라마는 거의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우연히', '어쩌다', '채널을 돌리다가' 이런 경험으로 보게 될 때가 있는데, 채널을 돌리다가 채널을 멈추게 되는 그런  매력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그 드라마에 빠지게 된다. '해를 품은 달'을 보게 되면서 그 원작 소설까지 구매해서 신나게 밤새가며 읽었던 경험이 기억이 난다. 책 페이지를 넘기면서 설레던 내 마음이 아직도 기분 좋은 장면으로 남아있다. 이런 경험들은 내 어린 시절, 지금 보단 더 젊은 시절이 기억나게 해서 좋다. 


또 하나는 진짜 잘 만들어진 드라마를 볼 때면 '이거야 말로 종합예술'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 극본, 연출, 연기, 의상, 촬영 배경, OST 등이 조화가 잘 이루어졌을 때 그 말할 수 없는 감동, 여운은 진짜...'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이런 멋진 작품을 보았다는 그 희열도 정말 크다. 

그러면서 작품 하나가 좋으면 그 작품의 연출이 누구지? 작가가 누구지? 찾게 되면서 나만의 좋아하는 리스트가 계속 업로드가 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와 '노희경 작가의 사단(크루)'에 막내로 나도 일해보고 싶다. '그 멋진 작품을 만드는 일에 나도 조그마한 역할로 일조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또 우연히 회사 동료분의 추천으로 '왕좌의 게임'을 본 적이 있었는데 내가 그 드라마를 접했을 때 '드라마가 이렇게 스케일이 커도 돼?' 놀라웠던 내 감정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런데 지금은 국내에서도 스케일이 큰 드라마들이 많이 제작되고 방영되고 있으니 세월이 점점 흐르면 또 어떤 드라마들이 계속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다.


간혹 드라마를 좋아하는 경우를 어떤 이들이 가볍게 취급하고 무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진짜 이런 분들이야말로 신기하다. 무엇을 좋아하는 게 누군가에게 가벼운 무시를 받아야  할 일인가? 자신의 좁은 편견과 경험으로 그렇게 말하는 것일 거라 추측한다. 드라마 산업 업계 종사자 분들도 엄청 많은데 그런 태도는 무식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괜찮은 드라마를 본 경험이 있는지?" 아마 없을 것이다. 있다면  그런 말을 하지 못할 터이다. 


진짜 나는 드라마에 진심이다. 좋은 드라마들이 내게 주었던 영향력들을 생각하다 보면 이는 내 오랜 친구다. 때로는 내 외로움을 달래주었고, 때로는 희망찬 에너지를, 용기를 줄 때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 이런저런 자기 사연을 이야기할 때면 가끔 드라마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좋은 작품이 어떤 말보다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하니깐.

그리고 좋은 드라마 추천을 받는 것도 좋아한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드라마 숫자도 많아졌고.. 외국 드라마도 쉽게 볼 수 있는 시대여서 미디어의 홍수 시대라기보다.. 너무 많아 혼돈의 시대에 가까울 듯하다. 그래서 '좋은 작품'을 고르기도 쉽지 않을 때도 있다. 그래서 추천 또한 좋아한다.


드라마에 진심인 나로서 앞으로도 좋은 드라마들이 많이 제작되고 방영되길 바란다. 

재밌는 드라마들, 멋진 작품들, 한 명의 시청자로서 앞으로 더욱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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