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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젼 Mar 06. 2022

책에도 진심인 나

책에 대한 어릴 적 기억들.

내가 선물 받았던 책들 중에서

이전에 드라마에 진심인 나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들 중에 뭔가.... 좋아해도 좋아해도 내가 아직 꼬맹이 일 것 같은 그런 분야가 있는데 바로 '책'이다. 

에 대한 기억들을  생각해보았다.

나는 쇼핑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뭐랄까...'필요해 의해'서는 하지만 그냥 시간을 즐겁게 때우기 위해서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그냥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재미있다. 그냥 구경하는 재미??  내가 무슨 다독 가도, 탐서가도, 깊이 있는 책의 전문가도 아닌 그냥 구경꾼으로서의 책을 좋아하는 수준인데 그게 좋다. 책 표지 구경, 작가 이름 구경, 서점 구경, 그리고 문구류들을 좋아한다.


초등학교 때 동네 어느 반지하 공간에 어떤 개인이 무인 도서관을 운영하신 적이 있었다. 나는 그때 '개미'라는 책을 (그 당시) 두꺼운 책을 빌려왔던 것 같다. 그냥 끌려서였나?(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그때만 해도 베르나르를 모를 때였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냥 골라왔을 거라 생각한다. 

막상 가지고 오면 책을 안 읽을 때가 많았다. 

지금도 그렇다. 

책을 사서, 책을 빌려서 모든 그 책들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아마 책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산 책들 중에, 빌린 책들 중에 책을 보는데, 사고, 빌려야 책을 보기라도 하지 않나?

내 생각은 그렇다. 서점에 도서관에 가는 것을 좋아해야 책을 빌리고, 또는 사야지, 그다음에 읽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런 내 모습을 본 엄마한테 꾸중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렇게 책을 빌려와서 읽지 않으면 어떻게 하니? 다른 사람들은 네가 빌려온 책을 다 읽은 줄 알 거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엄마의 훈육은 이 부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이때 삶이 바쁜 엄마에게 내 마음까지 신경 써줄 여유는 없었다는 거 알지만) 책을 빌려온 것만으로도 책에 대한 흥미로 봐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고.. , '다른 사람들이'라는 시점에서 혼낼 때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 인생을 살아가는데, 다른 사람 시점에서 나를 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나는 그 무인도서관에 가지 않았다. 책을 빌려오면 꼭 책을 읽어야만 할 것 같아서 차라리 안 가는 게 스트레스가 덜할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렇게 말해주면 더 좋았겠지?

" 이 책은 뭐가 끌려서 빌려왔어? 읽어봤어?? 두꺼운데 괜찮겠니? 조금이라도 읽어보고 엄마한테도 들려줘. 엄마는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은 없을 것 같은데 네가 들려주면 재밌을 것 같아.  다음에 도서관 가면 다른 책도 빌려와 봐~."

"빌려왔음 이왕 조금이라도 읽어보는 게 어때? 너를 위해"


출처 : unsplash @Alfons Morales


이어지는 책에 대한 기억, 선생님들께 선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중고등학교 때인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우리 반 선생님은 책의 짧은 부분을 수업 전에 직접 낭독해주셨다. 선생님의 작은 체구와 읽어줄 때 얼마나 흥미진진했었나 내 기분이 아직 남아있다. 그리고 칭찬스티커를 모아 오면 책을 선물로 주셨던 것 같다. 상품권으로 주셔서 동네서점을 가서 사도록 하셨던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책에 대해  설레는 감정으로 남아있었지 않나 싶다.


교회 선생님이 학교 등굣길에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라는 그림책을 생일선물로 해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우리 반 선생님은 아니셨던 거 같은데.. 왜 선물해주신 거지?? 지금도 갖고 있다. 얼마 전에 장 자크 상뻬라는 작가 이름을 알게 되면서 그림을 보면서.. '어?! 낯설지 않은데?'라는 생각이 들다가 책장을 보다가 선물 받았던 이젠 낡아진 이 책을 발견하였다. 그 반가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최근에 '뉴욕의 쌍뻬'라는 책을 샀다. 아직 포장도 뜯지 않았지만 마음은 이미 배부르다)


중학교 때 내 담임선생님이 '오체불만족'이라는 책을 선물해주셨었다. ( 그 작가가 나중에 좋지 않은 일로 기사에 나온 것을 언뜻 본 적은 있는데, 그것과는 상관없는 내 어릴 적 이야기이다) 그보다는 책을 선물해주시면서 내게 짧은 메모와 함께 주셨었는데 그게 이십 년이 지났어도 감사하게 기억으로 남아있다. 내 담임선생님이 국어 선생님이었는데 그래서 내가 '책'에 대한 기억이 더욱 좋게 남았었는지 모른다.


이런 책의 몇 가지 기억들은 이십 년이 지난 지금도 갖고 있다. 그냥 책은 어떨 때는 그 선물이 내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고.. 그랬던 것 같다. 그런 좋았던 기억들.. 그리고 그냥 책이라는 게 뭐랄까 '책 읽는 사람이 멋지다'라는 생각이 내게 있어서 그런지.. 그냥 팬심으로 좋아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더 책을 많이 읽어볼걸. 몰랐던 것 도 있겠지? 그 당시는 인터넷이 지금 만큼 활발하지도 않았고, 동네 도서관도 큰 곳도 없었고 등.. 


대학에서 기억나는 기억 중 하나는 복수전공에서 선택과목을 듣는 중이었다. 행정학이었는데 그 수업은 선택과목이라 8명인가 소수로 3시간 연강..이었는데 매주 한 권씩 책을 읽어와야 했다. 비문학에, 시사적인, 또는 행정 관련 역사들... 그냥 잘 읽히지 않는 책들을 한 권 씩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부담이었다. 지금도 기억이 난다. 나랑 과 친구랑 '책 읽었어?' 휴...' 책을 안 읽으면 수업에 참여하기가 어렵다. 80명도 아니고.. 6-8명인데 토론 수업이었다. 그런데 지금 십수 년이 지나서 보면 책을 편식하지 않기 위해서는 때론 '새로 무언가를 시작할 때' 반 강제적인 상황이 있어야 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지금 돌아보면 도움이 되고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그만큼 배로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말이다.


책에 대한 제 이야기는 '다음 편'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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