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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젼 Nov 04. 2022

책을 읽고 '필사'의 매력에 빠진 지 일 년,

일 년 동안 에고이즘 필사 클럽 참여한 이야기

일 년 동안 읽었던 에고이즘 필사 클럽의 책들




작년 11월부터 시작했던 '에고이즘 필사 클럽'에 참여한 지 만 1년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내 소감을 한 번은 기록하고 싶었다.


생각해 보면 작년에 나는 너무 갖고 있는 내면의 힘이 약하고 작았을 때였다. 너무 쉽게 피곤했고, 쉽게 무너졌다.


평소에 자주 보던 조안나 작가 블로그를 보다가 필사 클럽을 시작한다는 글을 보고 망설였다. 할 수 있을까?

주중에 매일 책을 읽고 마음에 남거나 좋았던 구절을 써서 카카오톡 채팅방에 올리는 건데..

일단 시작을 하면 꾸준히 해야 하는 성격인데.. 할 수 있을까... 망설이던 중에, 남편에게 물었다.


'나 한번 참여해 볼까 봐'





내가 에고이즘 블로그를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나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다. 내가 작가님의 블로그를 아마.. 도 뭔가 검색했을 때 알게 되었는데 글이 좋아서 이웃을 맺었겠지? 그리고 소식을 종종 알게 되었겠지?

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후에 북터 발간 소식에 나도 신청해서 메일로 받아보았고.. 그러다가 필사 클럽 소식을 알게 되었었나.. 그 순서에 대한 기억은 뒤죽박죽 일지 모르는데..

결과적으로 내가 아마도 그녀의 글이나 생각을 좋아했으니 계속 이어졌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러고 처음으로 시작했던 작가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Elizabeth Strout)'의 '다시, 올리브'였다.

당연히 처음 들어본 작가고 나는 어떤 책을 고를지 모를 때에는 작가님이 읽는 책을 따라 시작했다.

뭘 모를 때에는 리더를 따라서 시작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와.. 책이 주는 그 위로와 공감이라는 게...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소설을 왜 읽나..?

세상 바쁜데 경제, 경영서 나 이런 거 읽어야지 한가하게 소설을 읽을 시간이나 있냐?라는 질문을 누군가 한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고민해 보자..


음...

소설을 통해서 다양한 관점의 사고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가로워서 소설을 읽냐는 그런 진짜 '한가로운' , 뭘 모르고 하는 소리는 하지 마라.

라고 대답할 것 같다.




'에고이즘 필사 클럽'을 통해서 일 년 동안 다양한 작가들을 만났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앨리스 먼로, 줌파 라히리, 무라카미 하루키, 줄리언 반스, 버지니아 울프 등 내가 혼자였더라면 잘 몰랐던 작가들도 알게 되었고, 깊은 문장에 마음이 일렁일 때도 있었다.



맨 위에 내가 찍은 책 사진은,

이 글을 쓰려고 어제 책장에서 책들을 뺐었다.

저 사진에 2권의 책이 들어가지 않았는데, 한 권은 아직 끝내지 못했고 한 권은 친구에게 선물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주중에, 컨디션과 상황에 상관없이 책을 조금이라도 매일 읽게 되었다.


'에고이즘 필사 클럽'은 매일 주중에 그달의 선정된 작가의 책 중에 아무거나 본인이 선택해서 읽으면서 필사를 한 뒤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데 100% 출석한 이들에게는 환급금이 있다.


책도 읽고, 성실하게 참여한 이들이라면 선물처럼 받는 환급금도 있어서 '꾸준'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

무엇보다 작가님이 출결 체크나 일 처리가 정말 빠르시다. 내가 볼 때 일에 있어서 성격이 완벽하신 것 같다.(출결처리 속도만 봐도 알 수 있다)




또 좋았던 건,

채팅방에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거나, 문구에 대해서 서로 공유하는 그런 '취향' 나누는 게 좋았다.


주변에 '책'을 좋아하거나 '필사'를 좋아하거나, 또는 '문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주변 사람들에게 나도 '필사'클럽을 몇 번 권유했는데, 한 명도 같이 하는 사람은 없다.

무슨 말이냐면,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내 주변에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내가 찾아서 하면 된다.

주변에 '골프'나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소 많을지 몰라도 '책' 좋아하는 사람이 적어도 어딘가는 있으니 그 취향들을 공유하는 장소로 출발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 생각한다.


온라인이라고 해도 이게 시간이 지나니 은근히 참여하시는 분들의 이름이 낯익은 사람들에게 정이 가는 게 신기했다.





물론 나에게도 '필테기'가 있었다.

9월인가... 8월인가.. 그즈음. 이번 달까지만 하고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던 것 같다.

이유는, 가끔 대화를 보면 (내가 직접적으로 대화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뭔가 다들 멋져 보이는데, 나만 초라한 기분이 든다. 마치 인스타그램 봤을 때 그런 기분?!

그래서 그때 친구들한테 내 고민을 이야기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나도 아 이번 달까지만 하고 그만해야지..

뭔가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시간이 지났는데..

이게.. 또 그 기분이 지나가니 괜찮아졌고(아마 내가 마음이 약해져 있었을 때였던 것 같다), 이미 일 년이 지나왔을 때 내가 필사 클럽에 들어간 덕분에 읽었던 책들이 그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에게도 칭찬한다.... 매우 많이.

나는 일 년 동안 100% 출석했기 때문이다.




일 년이 지나고 올해 11월 작가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이다.




내가 나이가 들 때에 함께 했으면 하는 친구 중에는,

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책을 읽는다고 인생이 달라질까?

인생이 달라지기 위해 책을 읽는 걸까?

나를 알아가기 위한 도구 중 하나인 것 같고..

나는 조금 더 근사하게 나이 들고 싶고.. 뭐 이런 이유인 거 같은데.






ps. 필사 클럽을 운영하느라 애쓰시는 조안나 작가님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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