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들 글쓰기에 열광일까?
글쓰기가 무기력과 우울을 탈출할 수 있는 비결이 될까 궁금하다.
요새 서점만 가도 ‘글쓰기’에 열풍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예전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글쓰기에 관심들을 가졌었나?라는 생각들이 들 정도로 SNS만 들어가도 글쓰기 광고들이 줄기차게 뜬다.
무기력과 우울은 이상하게도 예고 없이 사고처럼 한순간에 찾아온다. 찾아오는 것도 예고가 없고, 언제 간다는 이야기도 없다.
열심히 살다가도 번아웃이 찾아오면서 암전이 되는 기분이 들 때도 있고.. ‘내일이 오는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하다.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어도 어쩌면 그 한순간이다. 그 순간에는 잠시 술에 취한 듯, 약에 취한 듯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면 갑자기 무표정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본질적인 치료와 해결을 보지 못한 그 찝찝함의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런 자신에게 혐오감이 들 때가 있다. 다른 역할에서는 어쩌면 그리도 최선을 다하고, 애쓰고, 연기하기라도 하지만 결국 나 혼자 있을 때,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들만 존재하는 공간에 있을 때는 그 가면을 벗고, 허물을 벗은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다른 상황과 다른 이들을 탓하기를 한참의 시간동안 한다.
‘너랑 결혼해서야. 내가 이렇게 집에 있어서야.. 내가 애 둘이나 키워서 그래.. ’등등하다가 그 메아리들은 결국 또 자기 탓으로 돌아온다.
가장 무서운 건 바로 ‘자기 탓’으로 돌아올 때이다. 그것만큼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 없다.
’아.. 결국 내 탓이구나.‘
반갑지도 않은 초대 하지도 않은 그 무기력과 우울은 언제까지 예고 없이 그리도 찾아오는 걸까?
신기하다. 먼지와 같이 말이다..
아이들을 하원하러 나가는 길에 머릿속에서 ‘왜 글쓰기가 우울증과 무기력을 탈출한다고 광고하지?’라고 문득 생각이 나면서 갑자기 속으로 화가 났다.
그러나 나도 알고 있다. 글쓰기의 힘을.. 그런데도 우리는 로봇이 아니니까. 변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니까..
그러나 결국 나는 내 옆에 조용히 있는 그 친구 곁으로 간다. ‘글쓰기’.. 에게,
그리고 나는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 않은가.
마음을 쓴다는 거, 마음을 밖으로 배출한다는 거 자체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2024년 새해 다이어리를 펼쳤는데 나만 그럴지 모르겠지만 그 빈 공간들이 많은 게 ‘나의 게으름’처럼 다가온다.
이미 1월에도 몇 번 밖에 쓰지 않았기 때문에 빈 공간이 많은 다이어리를 보니 괜히 1월 망한 것 같은 기분.. 이 들고 다시 새로 장만하고 싶은 마음이 혼재되었다.
그러나 그냥 썼다.
쓰면서 내 마음을 글자로 보니까 조금 더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다.
내가 요즘 불안했던 건 무엇이었는지 조금 더 가까이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글쓰기가 과연 ‘정말로’ 도움이 될지는 계속 일단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