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영화만으로 보면 안 되는 영화
영화를 영화만으로 보면 안 되는 영화: <중경삼림> 해석/리뷰
영화정보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감독: 양가위
배우: 임청하, 금성무, 양조위, 왕페이
영화 간단 후기
<한 줄 평>
원관념(속뜻)은 좋다 치자, 근데 보조 관념(표현)은 수용하기 어렵다.
★: 6.0/10.0
영화 개요
<중경삼림>은 <화양연화> 및 <타락천사> 로 이어지는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고 한다. (물론 완벽히 이어지는 스토리는 아니라고 한다. 설정/배경/메시지 등이 겹칠 뿐.)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왜냐하면 이 영화... 도저히 이렇게 끝나서는 안 된다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첫 번째 에피소드는 말이다. 그래서 그 다음이 <타락천사>라는 속편으로 만들어진 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두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경찰 223(금성무)와 마약 밀매상 금발녀(임청하)의 이야기, 다른 하나는 경찰 663(양조위)과 단골 가게 알바생 페이(왕페이)의 이야기. 둘 다 사랑 이야기다. 둘 모두 청춘의 사랑과 이별, 방황 등이 감성적인 연출 속에 담겨있다.
<중경삼림>은 감독이 <동사서독>을 촬영하던 중 제작기간도 길어지고, 제작비를 벌기 위해서 틈내서 찍은 영화라는데, 그렇다고 하기엔 퀄리티가 매우 좋긴 하다. 하지만 플롯의 완결성이라던가, 속뜻을 담기 위해 비유적으로 표현한 플롯들이 사회의 윤리적 가치와 충돌하는 것은 매우 아쉽다.
영화 줄거리
에피소드 1. 233이란 코드를 지닌 경찰(금성무)은 자신의 연인과 헤어졌다. 그리고 외로워한다. 그렇게 청승을 떨던 중 어느 바에서 노란 머리 여자(임청하)를 만난다. 그녀는 마약 밀매상이었고, 조직에서 배신을 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정체를 알지 못하고 사랑에 빠진다.
에피소드 2. 663이란 코드를 지닌 경찰(양조위)도 자신의 연인과 헤어졌다. 전 연인은 그에게 이별을 통보하기 위해, 그가 자주 가던 단골 가게에 이별 편지와 663의 집 열쇠를 보낸다. 단골 가게 알바생 페이(왕페이)는 그렇게 663의 열쇠를 얻고, 그의 집에 들어가, 조금씩 그의 공간을 자신의 흔적으로 바꿔가게 된다.
속뜻
이 작품은 1997년 7월 1일, 영국과 중국의 교집합이었던 홍콩이 결국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 속에 담기게 되는 사건을 ‘청춘의 사랑’ 속에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서양식 가치관과 중국의 문화가 위태롭게 공존하던 홍콩. 그런 홍콩이 중국으로 완전히 편입되게 되었을 때, 홍콩인들은 그러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까. 그 내용들을 청춘의 사랑으로 비유적으로 묘사해 놓았다.
그 구체적인 의미들은 아래 주소를 첨부해둘 테니 궁금하면 가서 확인해보자.
https://library.krihs.re.kr/dl_image2/IMG/06/000000029507/SERVICE/000000029507_01.PDF
그래서 이 영화 어떤가요?! (꽤 많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속뜻을 모르고 보면 내가 이 시대의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싶을 정도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영화가 어렵다기 보다도, 자꾸만 ‘윤리성’을 따지게 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일 테다. 윤리적인 문제를 덜 따져도 되기 때문에. -물론, 금성무가 진짜 레전드 존잘이라 그런 걸 수도 있지만ㅎㅎ-
근데 어우, 두 번째 에피소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숨바꼭질>을 봐서 그런가. 남의 집에 누가 저따구로 침입해서 저러면 난 진짜 무섭고, 미쳐버릴 것 같다. 그런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나로선 고개 절레절레에, 이입 1도 안 된다.
속뜻을 알고 봤을 때도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가슴으로는 와닿지 않았다. 그렇게 와닿지 못한 서사에 <CaliforniaDreamin>과 같은 명곡과, 달달한 로맨스를 곁들이니 오히려 반발심이 더 커졌다. 응?- 이러면서 봤다.
663이 홍콩인을 대변하고, 그의 집이 홍콩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떠나버린 전 연인은 영국을, 새롭게 다가오는 인연, 페이는 중국이자 홍콩의 미래를 의미한다고 한다. 중국과 함께 살아갈 홍콩의 미래를 달콤하면서도 거부감이 들도록 표현하고자 한 의도라면, 대성공이나, 그건 내가 너무 포장하려고 과대 해석한 느낌이 들 뿐이다.
감성
감성 하나는 진짜 끝장난다. 그냥 금성무와 양조위 얼굴만으로도 감성의 끝이다. 영화에서 수없이 나오는 나레이션도 매우 좋다.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는 명대사만으로도 이미 감성은 완성되었다. 그 외에도 모든 미장센, 촬영, 배경, 연기, 모두 다 좋다. <화양연화>, <아비정전> 등에서도 보았지만, 왕가위 감독은 OST를 진짜 잘 쓴다는 것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납득하기 힘든 부분들이 분명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매력있는 영화임은 틀림없는 건, 이러한 감성들이 청춘이라는 주제 위에 무질서한 질서로 놓여 있기 때문일 테다.
다음 속편 <타락천사>는 좀 시간을 두고 봐야겠다....ㅋㅋㅋ
(추신,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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